채권은행들은 석유화학업계의 구조조정과 생산량 감축 계획 등 자구안을 받아보고 개별 기업에 대한 실사에 나설 계획이다. 석유화학업계는 에틸렌 생산량을 최대 25% 줄이기로 했는데, 실사 과정에서 채권은행들이 추가 감축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전망이 금융권에서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은행들은 다음 달 중 공동협약을 맺고 10대 석유화학업체들의 금융 지원 방안을 확정한다. 이후 석유화학업체의 나프타분해시설(NCC) 감축 계획 등 자구안을 제출받은 뒤 개별 기업을 대상으로 실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앞서 정부는 석화업계에 국내 NCC 생산 능력을 자발적으로 270만~370만t 감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연간 생산 능력 1475만t 중 18~25%에 해당하는 규모다. 국내 주요 NCC 생산 능력이 100만t 내외인 점을 고려하면 기업들은 최소 1개 이상의 생산시설을 셧다운해야 한다. NCC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나프타'를 분해해 에틸렌, 프로필렌 등 석유화학 원료를 생산하는 시설이다.
금융 당국과 채권은행은 대주주의 자구노력과 사업재편 계획 타당성이 인정되는 경우 협약을 통해 금융 지원을 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채권은행들은 실사 과정에서 자구안 내용이 부족할 경우 추가 생산 능력 감축과 같은 자구안 보완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각 기업에 구체적인 감축 목표를 정해준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기업들이 자구안에 감축 목표를 얼만큼 설정할지는 알 수 없다"라며 "자율협약에 따른 금융 지원이라 강제성은 없지만, 생산 능력 감축 등 자구안이 부족하면 보완을 요구하거나 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은 정해져 있다"고 했다.
채권은행은 지원 방식에 대한 논의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채권은행 75%가 동의하면 금리 변동 없이 대출 만기 연장을 해주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업종 전환을 추진하는 기업의 경우 산업은행이 정책자금을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석유화학업계는 이자율 조정이나 원금 감면도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금융권은 다소 부정적이다. 자구안이 확정되기 전까지 기존 여신 회수는 최대한 자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