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서학개미(해외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 증가로 달러 수요가 늘자, 외화와 해외 주식 등을 연계한 상품·서비스를 잇따라 출시하며 고객 사로잡기에 나서고 있다. 환율 100% 우대는 물론 환전과 해외주식 매매 전용 계좌 등 혜택도 다양해지고 있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은 1064억4000만달러로, 전월 말보다 50억8000만달러 증가했다. 이 중 달러화 예금이 36억달러로 가장 많았다. 위안화 예금은 11억달러, 엔화예금은 2억6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대미 금융투자 잔액도 지난해 9600억달러를 넘어서며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4대 은행(신한·KB국민·하나·우리은행)의 올해 상반기 외화예수금 규모도 커졌다. 올해 상반기 신한은행의 외화예수금 평균잔액은 26조9268억원으로, 지난해 말(25조674억원)보다 약 7% 증가했다. 전체 자금조달에서 외화예수금이 차지하는 비율도 같은 기간 5.36%에서 5.51%로 커졌다. 그 밖에 국민은행은 25조8682억원에서 26조4351억원으로 늘었고, 하나은행은 41조41억원에서 43조4966억원으로 늘었다. 우리은행은 32조7289억원에서 35조1317억원으로 늘어났다.
은행권은 이러한 추세에 따라 해외송금과 환전, 해외 주식 거래 등 외화 상품과 서비스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하나증권과 연계해 지난 5월 하나 해외주식전용 통장을 출시했다. 기존에는 해외 주식을 거래하려면 별도 증권 계좌에 이체하는 불편함이 있었는데, 전용 통장에서 보유 중인 외화로 곧바로 해외주식을 매매할 수 있는 것이다. 하나은행은 100% 환율 우대와 함께 신규 고객에 한해 6개월 매매 수수료 전액 면제 혜택을 제공하고, 미성년자도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신한은행은 밸류업(Value-up) 글로벌 주식 외화예금을 선보이면서 올해 10월까지 환율 100% 우대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상품도 하나은행 상품과 마찬가지로 외화예금과 해외주식 거래를 연계한 상품이다.
우리은행은 12월부터 자사 애플리케이션인 '우리WON뱅킹'을 통해 해외 주식거래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별도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설치하지 않아도 통합 앱에서 주식 계좌 개설과 매매, 잔고·수익률 확인까지 가능하다. IBK기업은행은 특성을 살려 오는 11월 30일까지 10만달러 미만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환율 우대와 외환 수수료 감면, 경품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상품·서비스는 수익을 내기보다는 고객 편의를 위해 제공하거나 기존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수단으로 운영된다. 실제 국민은행의 외환수입수수료 수익은 올해 상반기 누적 기준 740억원으로, 전년 동기(788억원)보다 감소했고, 우리은행은 같은 기간 561억원에서 547억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신한은행은 1213억원에서 1293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