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이자 장사' 비판에도 올해 상반기 국민은행의 예대금리차(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가 2%를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국민은행은 상반기 4대 은행(하나·우리·신한·KB국민은행) 중 유일하게 5조원이 넘는 이자이익을 거두며 리딩뱅크 신한은행과 순이익 격차를 1년 만에 5500억원에서 800억원으로 좁혔다.
19일 4대 은행의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상반기 예대금리차는 2.01%였다. 이는 원화 기준으로 대출채권 평균 이자율에서 예수금 평균 이자율을 뺀 수치다. 반면 같은 기준으로 하나·우리은행의 예대금리차는 모두 1.74%, 신한은행은 1.71%로 나타났다. 국민은행이 최대 0.3%포인트 높다.
국민은행의 예대금리차는 2023년 2.24%에서 지난해 2.13%로 줄었지만, 다른 은행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하나·우리은행은 이 기간 예대금리차가 2%를 넘지 않았고, 신한은행은 2023년 2.02%를 기록했지만 국민은행보다는 0.22%포인트 낮았다.
가계대출에 한정해도 상황은 비슷하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올해 1~5월 가계대출 평균 예대금리차(잔액 기준)는 2.45~2.49%로 4대 은행 중 가장 높았다. 이 기간 금리차가 가장 적었던 신한은행과 비교하면 0.22~0.35%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국민은행의 가계대출 예대금리차는 지난 6월 2.46%로 축소돼 우리은행(2.49%) 다음으로 낮아졌다.
국민은행의 예대금리차가 커진 것은 예금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출이자는 다른 은행과 비슷하게 받았지만, 예금 등에서 이자를 적게 지급한 셈이다. 올해 상반기 국민은행의 예금금리(예수금 평균 이자율)는 2.18%로 하나은행(2.48%), 우리은행(2.42%), 신한은행(2.41%)보다 최대 0.3%포인트 낮았다. 반면 같은 기간 국민은행의 대출금리(대출채권 평균 이자율)는 4.19%로 다른 은행보다 최대 0.07%포인트밖에 차이나지 않았다.
예대금리차는 실적으로 직결됐다. 올해 상반기 국민은행의 이자이익은 5조2043억원으로 4대 은행 중 가장 많았다. 이는 신한은행 이자이익(4조4652억원)보다 약 8000억원 많은 수준이다. 대출 규제 등으로 이자이익이 제한적인 환경에서 최고 실적을 낸 것이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 순이자마진(NIM)도 1.74%로 4대 은행 중 가장 높았다. 반면 국민은행의 비이자이익은 5721억원으로 가장 적었다.
국민은행은 이러한 실적에 힘입어 올해 신한은행을 제치고 리딩뱅크에 등극할 가능성이 커졌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순이익 격차는 지난해 상반기 5476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792억원으로 좁혀졌다. 국민은행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2조1876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5059억원) 대비 45.3% 늘었다. 반면 신한은행은 같은 기간 2조535억원에서 10.4% 증가한 2조2668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