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9월 주가연계증권(ELS) 판매 재개를 앞두고 거점 점포 선정 및 판매 가이드라인, 영업 전략 마련 등의 작업으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은행 대부분은 홍콩 H지수 ELS 손실 사태가 불거진 지난해 1월 이후 ELS 판매를 중단했다.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여파로 이자이익 확대가 어려워진 은행은 ELS 판매 재개를 계기로 비이자이익을 늘리는 데 힘을 쏟을 전망이다. 특히 최근 국내외 증시 호조로 지수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의 ELS 투자가 급증하자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판매가 가능한 거점 점포 선정을 조만간 마치고 금융 당국에 관련 내용을 보고할 예정이다. 금융 당국은 전체 은행 점포의 5~10%에서만 고난도 금융상품을 팔 수 있도록 했으나, 사실상 판매 중단과 다름없다는 지적에 30%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했다. KB·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 6월 말 기준 점포 수가 3700여개인 점을 고려하면, 1100여개의 점포에서 고난도 금융상품 판매가 가능하다.
앞서 금융 당국은 홍콩 ELS 손실 사태 이후 불완전판매를 막기 위해 고난도 금융상품 판매 개선 방안을 만들어 지난 2월 발표했다. 고난도 금융상품을 일반 예·적금 창구에서 팔 수 없도록 하고, 거점 점포에서만 판매하도록 한 것이 주요 내용이다. 거점 점포는 영업점 내 다른 장소와 물리적으로 분리된 전용 상담실을 갖춰야 하고, ELS 전담 판매 직원을 둬야 한다.
은행들은 감소했던 신탁 수수료 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 은행은 증권사가 발행한 ELS를 신탁자산에 편입한 형태의 주가연계신탁(ELT)을 판매하는데, 통상 신탁자산 평가 금액의 1% 내외를 중개 수수료로 받고 집행 및 관리 보수를 별도로 챙긴다. 이 신탁 수수료가 비이자이익에 해당한다.
4대 은행의 총 신탁 수수료 수익은 2023년 7854억원으로 지난해 7288억원보다 7%가량 감소했다. 다행히 은행들이 ELS 대신 채권형 신탁, 신탁형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MMT(자금시장신탁), 유언대용신탁 등 판매에 주력하며 올해 들어 실적은 다시 회복세를 기록 중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방카슈랑스(은행 판매 보험)와 ELS를 양대 축으로 비이자이익을 확대할 계획이다"라며 "시장금리 하락과 증시 상승세 등의 영향으로 ELS 투자가 최근 늘고 있어 영업 환경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한다"고 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ELS 발행액은 총 5조2985억원으로, 이는 2023년 4분기(7조5512억원) 이후 가장 큰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