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은행이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판매를 일제히 재개했다. 금융 당국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불씨가 살아나는 것을 막기 위해 은행권에 강도 높은 가계대출 관리를 주문하고, 동시에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날 오전 9시부터 비대면 주담대 판매를 재개했다. 6·27 가계대출 규제 발표 직후 비대면 주담대 판매를 중단한 지 한 달 만이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지난 11일부터, 신한은행은 지난 16일, NH농협은행은 지난 18일부터 비대면 주담대 판매를 재개했다. 하나은행도 이달 중 비대면 주담대 정상화에 나설 예정이다.
이에 따라 규제 발표 후 급감했던 주담대 신청이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주담대 수요 자체가 줄어든 것이 아니기 때문에, 빗장을 풀면 가계대출 증가세는 언제든 빨라질 수 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비대면 주담대 영업 재개 후 대출 신청이 늘어나는지 면밀히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며 "대출 신청 건수를 일별로 살피고 있는데, 아직 특이 사항은 없다"고 했다.
금융 당국은 대출 공급 자체를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금융 당국은 올해 하반기 가계대출 증가액(정책대출 제외) 목표치를 절반 수준으로 줄이라고 지시했고,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은 목표치를 7조2000억원에서 3조6000억원으로 대폭 낮췄다.
다만 가계대출 증가세는 8월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주담대는 신청 후 실행까지 2~3개월의 시차가 벌어지는데, 규제 시행 전 밀려든 대출 신청이 상당해 8월까지는 가계대출 규모가 유의미하게 줄기는 어렵다는 것이 금융 당국의 설명이다. 한국은행도 '6월 금융시장 동향'을 발표하며 "5~6월 급증한 주택 거래 영향이 시차를 두고 7~8월까지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금융 당국은 규제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대출 '우회로'를 막는 데 집중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7일부터 '사업자 대출' 전담 검사반을 편성하고 전(全) 금융권을 대상으로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대출 한도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사업자 대출을 받아 주택 구입 등에 쓰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금감원은 사업자 대출 용도 외 사용 적발 시 대출 회수, 금융거래 정지뿐 아니라 부당대출 수사 의뢰까지 검토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