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우리금융그룹 사옥. /연합뉴스

우리금융그룹이 다음 달 1일 동양·ABL생명 계열사 편입 마지막 절차를 밟는다. 지난해 증권사 합병에 이어 올해 보험사 인수까지 마무리 지으며, 우리금융은 종합금융그룹 면모를 갖춘다. 보험사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차익과 비은행 순이익 증대는 우리금융 단기 실적을 끌어올리고 장기적인 그룹 시너지를 내는 자산이 될 전망이다. 우리금융은 새로 편입된 보험사의 건전성을 개선하며 동시에 브랜드 통일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7월 1일 동양·ABL생명을 그룹 계열사로 편입하는 작업을 완료한다. 이날 우리금융은 중국의 다자보험그룹에 보험사 인수 잔금을 지급하고 지분을 취득한다. 아울러 동양·ABL생명은 이날 각각 주주총회를 열고 신규 경영진을 선임한다. 동양생명은 신규 대표에 성대규 우리금융지주 생명보험사 인수단장을, ABL생명은 신규 대표에 곽희필 전 신한금융플러스 대표를 선임한다. 이로써 우리금융은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체제에서 추진한 그룹 포트폴리오 확장을 마무리 짓는다.

동양·ABL생명 인수는 올해 하반기부터 우리금융 실적에 즉각 영향을 미친다. 단순히 순이익 규모를 키울 뿐만 아니라, 그룹 내 비은행 실적 비중이 커진다. 지난해 그룹 전체 순이익은 3조860억원이며 이 중 우리은행의 순이익은 3조47억원, 비은행 5개사(증권·자산운용·카드·저축은행·캐피탈)의 순이익은 2080억원이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지난해 순이익 합산치는 4153억원인데, 두 보험사 편입만으로 우리금융의 비은행 실적이 3배가량 커지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금융그룹 내 비은행 계열사를 고루 갖추고, 이들이 실적을 잘 내야 그룹 전체 시너지도 활성화된다고 평가한다. 레나 곽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선임연구원은 "이번 보험사 인수는 우리금융이 보험 부문을 발판 삼아 비은행 성장을 이루고 중장기적으로 경쟁 금융그룹들과 수익 격차를 좁히는 데 도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래픽=손민균

보험사 인수 후 생기는 회계상 이익도 우리금융의 실적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우리금융은 동양·ABL생명을 1조5000억원가량에 매입했다. 두 보험사의 지난해 말 기준 순자산 가치는 약 2조2000억원이다. 우리금융은 7000억원가량의 염가매수차익을 취득하게 된다. 이 염가매수차익은 당기손익에 곧바로 반영된다. 시장도 이번 보험사 인수를 그룹 실적 성장의 신호탄으로 해석한다. KB증권과 SK증권은 6월 중 우리금융지주 분석 보고서를 펴내며 목표 주가를 올렸다.

다만 새로 인수한 보험사들의 취약한 건전성은 우리금융이 해결해야 할 숙제다. 보험사 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을 살펴봤을 때, 지난 3월 말 동양생명의 킥스는 127.2%, ABL생명의 킥스는 104.6%다. 두 보험사 킥스 모두 금융 당국의 하향된 킥스 기준치인 130%를 밑돈다. 금융 당국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자본 투입이 불가피하다.

우리금융은 보험사 건전성 개선에 힘쓰며, 우리금융 브랜드와 두 보험사 브랜드 성격을 맞추는 방안을 고민할 예정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보험회계 기준에 맞춰 건전한 자본관리에 초점을 맞춰 보험사를 경영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사 사명 변경 혹은 합병 등에 대해선 계열사 편입이 마무리된 후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