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패밀리오피스와 크래프트 테크놀로지스의 플랫폼 런칭 행사. /민서연 기자

국내 인공지능(AI) 핀테크 크래프트 테크놀로지스(이하 크래프트)가 초고액자산가들의 자산을 관리하는 홍콩 기반의 금융그룹 DL홀딩스와 협력해 AI 기반 자산운용 플랫폼을 내놓는다. 투자 전반에 관여하는 AI 기반 자산관리 플랫폼을 구축하는 사례는 아시아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크래프트는 지난 18일(현지 시각) 홍콩 핸더슨 빌딩에서 DL홀딩스와 업무협약을 위한 행사를 가졌다. 행사 주제는 글로벌 금융 시장의 트렌드인 AI 기술을 활용한 자산 관리와 금융 서비스의 혁신으로, 이 자리에는 김형식 크래프트 대표와 함께 웨이하오 키오 DL패밀리오피스 부회장, 프레드 슈 홍콩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기술책임자(CTO)와 300여명의 초고액자산가들이 참석했다. 중화권에서는 통상 자산규모 100억원 이상을 초고액자산가로 분류한다.

국내에서는 패밀리오피스에 대한 개념이 낯설지만, 홍콩과 싱가포르 등에서는 익숙한 사업모델이다. 패밀리오피스는 초고액자산가와 부유한 가문이 자산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세대 간 부의 이전과 가업 승계를 지원하는 전문 조직으로, 단순한 투자뿐 아니라 세무, 상속, 자선활동 등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DL패밀리오피스는 홍콩시장에 상장된 DL홀딩스 그룹 산하로, 전 세계 35억달러(약 4조8118억원) 상당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DL패밀리오피스와 크래프트가 합작해 선보이는 AI 기반 자산관리 플랫폼의 이름은 뉴럴핀AI(Neuralfin AI)다. 뉴럴핀AI는 투자를 위한 정보 조사 단계부터 어떤 종목이나 상장지수펀드(ETF)를 사겠다고 결정하는 단계 그리고 실제로 매수하는 단계까지 전 과정에서 AI 에이전트와 상담하고 조언을 구할 수 있다.

크래프트의 AI 엔진은 방대한 시장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시장 변화와 위험 요인을 신속하게 감지하고, 최적의 투자 결정을 지원하는 게 특징이다. 이를 통해 더욱 신속하게 투자시장 상황을 파악하고, 복잡한 시장 환경에서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다. 또한 투자자와 대화(채팅) 데이터를 통해 개별 투자자의 성향을 반영해 맞춤형 조언을 내놓는다.

지난 2022년 소프트뱅크 그룹으로부터 1700억원의 투자 유치를 받은 크래프트 테크놀로지스는 2016년 출범한 이래 AI 투자 설루션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외 글로벌 금융 기관에 인공지능 투자 설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특히 크래프트는 국내 기업 최초로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AI가 운용하는 액티브 ETF를 상장하며 국내는 물론 해외 언론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크래프트는 우선 DL패밀리오피스의 고액자산가 고객을 대상으로 해당 플랫폼을 공급하고 일반인까지 공급 범위를 늘릴 계획이다. 김형식 크래프트 대표는 "AI에 대한 글로벌 금융기관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번 협업을 시작으로 앞으로도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받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