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

신한은행이 벤처캐피털(VC)인 대성창업투자와 조성했던 영화 투자 펀드를 청산했다. 신한은행은 이 펀드로 군함도와 더킹, 남한산성, 한산:용의 출현 등 한국형 블록버스터에 투자했었다. 그러나 최근 영화 산업 위축으로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 청산에 이르렀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대성 문화콘텐츠 투자조합'이 최근 청산과 등록 말소 절차를 마쳤다. 이 펀드는 2022년 개봉한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 1부와 김한민 감독의 한산:용의 출연을 끝으로 영화 투자를 하지 않았다. 영화 투자 펀드는 장부가(4억원)가 취득원가(5억원)를 밑돌아 성과 보수를 지급하지 못하고 청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펀드는 은행들의 영화 투자가 주목받던 2016년 70억원 규모로 조성됐다. 신한은행과 콘텐츠 투자 명가로 불리던 대성창투가 합작해 설립했다. 신한은행 지분율은 71%였다.

신한은행-대성 문화콘텐츠 투자조합이 투자했던 영화 한산:용의 출현(왼쪽)과 '외계+인 1부'. /각 사 제공

이 펀드는 군함도와 더킹, 남한산성, 공작 등 주로 한국형 블록버스터에 투자했다. 그러다 2022년 외계+인 1부의 흥행 부진으로 투자가 위축된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대성창투가 영화 관련 투자를 대폭 축소한 것도 펀드 청산에 영향을 미쳤다.

한때 유행처럼 번졌던 은행권 영화 투자도 대부분 자취를 감췄다. 최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확산 등으로 극장 관객 수가 줄면서 영화 산업이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극장 매출액은 1조1945억원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7~2019년 평균(1조8282억원)과 비교하면 65% 수준이다. 연간 관객 수는 코로나19 이전보다 1억명이 빠진 1억2313만명이었다.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고, CJCGV의 영업이익도 대폭 줄었다. 지난해 손익분기점을 넘은 국내 영화는 10편 남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