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제공

하나은행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금융 사고 징후 감시 시스템을 하반기 도입한다. 또 내부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검사본부가 실시하는 수시 검사 대상도 늘린다.

20일 하나은행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AI를 적용한 금융 사고 사전 징후 탐지 시스템을 만드는 중이다. 이 시스템은 하나은행 전체 대출의 사고 발생 위험도를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데 쓰인다. 특정 대출의 위험 수준이 일정 기준 이상으로 높아지면, AI가 이를 검사 부서에 자동 보고하도록 설계된다. 현재 하나은행은 AI 개발과 더불어 여신 종류별 위험 항목 분류, 위험 항목 간 상관관계 계산식 등을 구축하는 중이다. 이 시스템은 올해 하반기 중 검사 업무에 도입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자체 수시 검사 대상도 넓힌다. AI 검사 시스템 도입 후 일부 위험 항목의 위험도 상승이 감지되면, 검사 부서는 관련 대출에 대한 조기 점검에 착수한다. 또한 특정 대출 유형에만 얽매이지 않고, 대내외 여건에 따라 고위험 대출을 수시로 재분류할 방침이다. 기존에 검사를 받지 않았던 대출 유형도 점검 대상으로 포함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이전까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만이 고위험 대출로 분류됐다면, 최근 경제 상황을 고려해 중소기업 대출 등이 고위험 유형에 편입될 수 있다.

그래픽=손민균

이 외에도 하나은행은 허위 서류를 걸러내기 위한 진위 확인 절차를 강화한다. 영업점에서 대출을 내주는 은행원의 책임을 강화하는 조치다. 대출 실행 전 임대차 계약 현장 조사 등이 추가 절차에 포함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이번 개선안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지금보다 효율적으로 금융 사고를 적발할 것으로 기대하는 중이다. 사람의 힘으로 모든 금융 사고를 원천 차단하기 어려운 만큼, 검사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사고 규모를 줄이는 게 개선안의 주요 취지다.

하나은행은 최근 불거진 부당 대출을 계기로 내부 통제 개선안을 마련했다. 하나은행은 74억7070만원 규모의 부당 대출이 발생했다고 지난달 공시했다. 영업점 직원이 금품을 받고 2021년부터 2023년까지 기업에 운전·시설 대출을 내준 사건이다. 대출이 일어나는 중 금융감독원의 금융 사고 단속과 은행 자체 점검이 있었으나, 하나은행은 이를 적발하지 못했다. 금감원의 단속과 은행 자체 점검이 부동산 담보 대출 중심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하나은행은 과거 문제가 많았던 사례뿐만 아니라 전 영역의 사고 가능성을 고려하고 내부 통제 시스템을 다시 구축하는 중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주요 사고 사례 분석을 토대로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영업점 직원 대상 금융 사고 예방 교육도 늘릴 예정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