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KDB생명이 19일 "보험 계약자와 시장의 불안 해소를 위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하고 있다"고 했다.
KDB생명은 이날 "새로운 회계제도(IFRS17) 제도 도입 후 보험계약을 시가로 평가하고, 시장 금리 하락 및 감독 당국의 보험부채 평가 할인율 추가 인하 조치 등 외부 요인에 따라 평가손실이 자본에 반영돼 자본잠식으로 집계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KDB생명은 회계상 자본잠식은 보험금 지급 여력 또는 유동성 부족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KDB생명 관계자는 "(자본잠식은) 회계상 측면이지, 실질적으로 고객에게 지급해야 할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의미가 전혀 아니다"고 설명했다.
KDB생명에 따르면, KDB생명의 자본총계(자기자본)는 지난해 말 기준 613억원으로, 자본금(4983억원)의 12.3%다. 자본금의 87.7%가 이미 잠식됐다는 뜻이다. 상장된 기업의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2년 안에 해결하지 못하면 상장폐지된다.
KDB생명의 자기자본 613억원에는 신종자본증권 2410억원도 포함돼 있다.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자기자본이지만, 앞으로 갚아야 할 부채로 평가된다. 신종자본증권을 제외하면 지난해 말 KDB생명의 실질 자기자본은 -1797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산업은행은 2012년 금호생명(現 KDB생명)을 인수하고 2014년부터 매각을 추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산업은행은 KDB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하고 정상화한 뒤 다시 매각할 방침이다. 다만, KDB생명 정상화에는 1조원의 자금을 추가 투입해야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산업은행은 지금껏 출자 등을 통해 KDB생명에 1조5000억원을 투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