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경기 침체로 지방은행의 건전성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은행의 평균 기업 대출 연체율은 시중은행의 3배 수준으로 치솟았으며, 3개월 이상 원리금 상환이 연체돼 떼일 가능성이 큰 부실 채권(고정이하여신)은 1년 만에 80%가량 증가했다. 지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지방은행마저 '침체의 덫'에 빠진 상황에서 규제 완화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부산·경남·전북·광주은행 및 iM뱅크 등 5대 지방은행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기업 대출 평균 연체율은 1.03%로 전년 동기(0.71%) 대비 0.32%포인트 증가했다.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기업 대출 평균 연체율(0.39%)의 3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전북은행이 1.53%로 기업 대출 연체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 iM뱅크(1.32%), 광주은행(0.96%), 경남은행(0.70%), 부산은행(0.65%) 순이었다. 연체율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곳은 iM뱅크였다. 지난해 1분기 말 기준 0.72%였던 기업 대출 연체율은 1년 새 0.6%포인트 급등, 2배가량 상승했다.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고정이하여신도 빠르게 쌓이고 있다. 고정이하여신이 많을수록 은행은 빌려준 돈을 떼여 손실을 볼 가능성이 크다. 5대 지방은행의 기업 대출 고정이하여신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총 1조4654억원으로, 전년 동기(8200억원) 대비 78.7% 급증했다. 총 기업 대출에서 고정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비율은 0.67%로, 같은 기간 0.29%포인트 상승했다.
최근 1~2년 새 지방은행의 자산 건전성이 빠르게 악화한 것은 지역 기업의 폐업과 부도가 늘었기 때문이다.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해와 2023년 지방법원에 접수된 연간 법인 파산 건수는 각각 555건, 554건으로 2022년(308건)과 비교해 80%가량 증가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도 영향을 미쳤다.
지방은행들은 일시적으로 충당금(떼일 것에 대비해 쌓는 돈) 규제를 완화해달라고 금융 당국에 건의했다. 또 영업 여건 개선을 위해 지역 소재 공공기관의 지방은행 거래 비율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의무화하는 방안을 도입할 것을 요구했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지방 건설사의 줄폐업, 부동산 PF 부실로 지난 2년 새 기업 대출 연체율이 가파르게 올랐다"며 "시중은행, 인터넷전문은행과의 경쟁에서도 밀리고 있어 규제 완화는 물론 여러 영업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금융 당국에 건의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