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이번 주부터 네이버페이(네이버파이낸셜)에 대한 정기 검사에 착수한다. 핀테크 업체 중 금감원의 정기 검사를 받는 최초 사례다. 금감원은 금융 상품 추천 플랫폼 알고리즘과 전산 시스템 안전성 등을 전방위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이번 네이버페이 검사 결과는 핀테크업계 관리·감독의 강도 및 방향성을 정하는 기준점이 될 예정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번 주 경기 성남시 네이버페이 본사에 검사 인력을 보내고 정기검사를 시작한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2주에 걸쳐 필요 자료를 요청했고, 다시 2주에 걸쳐 자료를 검토하며 검사 준비를 마쳤다. 현장 검사엔 2주 이상의 시간이 걸릴 예정이다. 핀테크 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금감원의 정기검사는 이번이 최초다. 금감원은 올해 디지털·IT 부문 조직을 신설했으며 전자금융업자 검사 부서 역시 새로 만들었다.
핀테크 첫 정기 검사로 지목된 만큼, 네이버페이의 검사 결과는 금감원의 업계 관리·감독 기준점이 된다. 금감원은 네이버페이의 사업 행태 중 모범 사례와 부적정 사례를 발굴해 이를 이정표 삼아 감독 방향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네이버페이가 잘하고 있는 점이 있다면 업계 전반에 사례를 소개하고, 반대로 미흡한 지점은 업계 공통 개선점이라고 판단해 감독 업무에 반영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검사 주요 키워드는 알고리즘, 전산 시스템, 내부 통제다. 금감원은 대출 혹은 보험 등 추천·비교 플랫폼 서비스 이용 시 소비자에게 최적의 상품을 추천하도록 알고리즘이 설계돼 있는지 볼 예정이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3월 전금업자 최고경영자(CEO) 10명과 만나 "핀테크사들이 소비자 편익 중심으로 금융상품 추천 알고리즘을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금감원은 일부 핀테크사들이 소비자 이익과 부합하지 않는 금융상품을 우선 노출한 사례를 발견했다.
전산 시스템도 주된 검사 항목이다. 네이버페이를 비롯한 핀테크 서비스들은 모든 서비스가 디지털 형식으로 제공된다. 또한 네카토(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 등 빅테크 업체의 서비스는 포털이나 메신저 서비스와 연계돼 있다. 네이버 등 연계 서비스에서 발생한 전산 오류가 네이버페이 금융 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차단하는 안전장치도 점검 대상이다.
이외 금감원은 내부통제 체계를 면밀히 살피고, 부실한 지점은 개선 지침을 내릴 방침이다. 다만 전통 금융권과 비교해 업력이 짧은 점을 고려해, 무작정 압박에 나서기보다는 컨설팅 성격의 후속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외부자 시각으로 네이버페이의 부족한 지점을 발견하면 개선을 도와주되, 위법 사항이 발견되면 제재에 나설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