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롯데손해보험이 현행 보험업 감독규정을 충족하지 못해 900억원 후순위채권에 대한 조기상환(콜옵션)을 불승인했다고 8일 밝혔다. 규정에 따르면, 조기상환은 보험사의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킥스)이 150% 이상일 때 허용된다.
금감원은 이날 "후순위채는 보험사의 재무상황 악화시 보험계약자 및 일반채권자 보호에 문제가 없도록 손실흡수에 사용할 수 있어야 하고, 다른 채권에 앞서 조기상환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롯데손보의 지난 3월 말 기준 킥스는 150%를 넘기지 못했다. 지난해 말 기준 154.6%에서 하락하며 조기상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이다. 롯데손보에 불리한 원칙모형을 적용했을 경우 지난해 말 킥스는 127.4% 수준이다.
결국 현재로선 롯데손보가 콜옵션을 행사하려면 차환을 발행해야 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금감원은 "회사 측도 차환 발행을 추진했으나 발행 조건에 필요한 투자 수요를 모집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앞서 롯데손보는 지난 2월 신규 후순위채를 발행해 기존 후순위채를 변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금감원은 롯데손보가 투자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정보를 누락했다는 이유로 발행을 한 차례 불승인했다. 롯데손보가 지난해 가결산 수치가 내부적으로 산출됐는데도 지난해 3분기 수치만으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뒤, 후순위채 발행예정일 하루 뒤인 지난 2월 13일 잠정실적을 발표했다는 것이다. 잠정실적 발표 결과, 지난해 롯데손보의 당기순이익은 272억원으로 전년(3016억원) 대비 91% 감소했다.
금감원은 증권신고서에 무·저해지보험 해지율과 관련해 회사에 유리한 예외모형만 기재하고, 대주주 인수계약서상 기한이익상실(EOD) 발생 위험 등을 기재하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금감원은 투자위험을 기재하라고 지도했으나, 롯데손보가 증권신고서를 자진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손보는 금감원의 불승인에도 콜옵션을 행사하겠다는 방침이다. 킥스비율이 150% 미만이라도, 상환 전까지 후순위채권에 비해 유상증자 등 자본적 성격이 강한 자본조달로 기존 발행했던 금액 이상으로 발행하는 등 4가지 예외조건을 충족하면 콜옵션 행사가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롯데손보는 차환 발행 없이 회사 고유자본으로 조기상환에 나설 계획이다. 롯데손보는 조기상환이 일반계정 자금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계약자 자산에 아무런 영향이 없고, 계약자 보호에도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당국·시장과의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조기상환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 매우 유감"이라며 "계약자·채권자 보호에 필요한 적정 재무요건을 회복할 수 있을지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롯데손보 재무상황에 대한 평가 결과가 확정되는대로 상응하는 조치를 신속히 취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