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중앙회가 제20대 회장에 오화경 현 회장이 재선출됐다고 31일 밝혔다. 사진은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 /저축은행중앙회 제공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저축은행중앙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31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 16층 뱅커스클럽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오화경 현 회장을 제20대 중앙회장으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전국 79개 저축은행 대표들이 1인 1표로 투표에 참여했으며, 재적 회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연임이 확정됐다. 오 회장의 두 번째 임기는 이날부터 시작되며 3년간 중앙회를 이끈다.

오 회장의 연임은 사실상 예고된 순서였다. 애초 선거는 정진수 전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대표와 2파전이 될 것으로 보였지만, 정 후보가 지난 24일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오 회장은 단독 후보로 회추위의 추천을 받아 무난히 재신임을 얻었다.

1기 임기에서의 대표적인 성과로는 인수합병(M&A) 규제 완화가 꼽힌다. 2023년에는 비수도권 저축은행의 영업구역을 최대 4곳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규제를 풀었다. 이어 이달에는 수도권 저축은행의 M&A 규제도 완화하면서 업계 전반의 재편이 가속화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2기 임기의 핵심 과제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문제 해소가 꼽힌다. PF는 저축은행 건전성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돼 왔지만, 여전히 일부 저축은행은 부실 PF 경공매 등 매각에 소극적인 입장이다. 지난 1월에는 금융감독원을 중심으로 저축은행, 손해보험사, 새마을금고 등이 참여한 PF 매각 플랫폼이 출범했으나, 실효성 확보는 과제로 남아 있다.

예금보험료율 조정도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예금보험료율이란 금융회사가 예금을 수신했을 때 예금보험공사에 지불하는 보험료의 비율이다. 저축은행은 금융권 중 가장 높은 0.40%의 예보료율을 적용받고 있어 업계는 부담 완화를 꾸준히 요구해 왔다.

오화경 회장은 1960년생으로,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와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1989년 서울증권에서 산업분석 애널리스트로 금융권에 입문해 HSBC코리아 전무와 HSBC차이나 코리아데스크 부사장을 거치며 국제 금융 실무를 경험했다. 이후 아주캐피탈·아주저축은행 대표이사, 하나저축은행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업계 전반에 대한 경영 감각을 쌓았다. 2022년 민간 출신으로는 드물게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에 취임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오 회장은 업계를 잘 아는 민간 출신 인사로서 내부 신뢰는 충분하다"면서도 "다만 연임 후에는 규제 개선이나 건전성 문제 같은 구조적 난제를 보다 과감하게 풀어나가는 리더십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