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가 이달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신규 사외이사 9명을 선임한다. 이번 사외이사 재편 키워드는 '내부통제 강화'다. 금융지주들은 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하고 이를 위해 교수나 금융인 출신뿐 아니라 디지털분야 전문가, 여성 등을 영입하면서 다양성을 강화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사외이사 32명 중 23명의 임기가 이달 정기 주주총회 이후 종료된다. 금융지주는 신규 사외이사 9명을 선임하며 본격적인 이사회 변화를 꾀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 금융지주들은 내부통제 강화를 중점적으로 강조한 금융 당국의 요구에 따라 내부통제 전문가 모시기에 분주했다. 금융권의 내부통제 시스템 부실 문제가 연이어 불거졌기 때문이다. 먼저 이를 위해 4대 금융지주는 이번 주총에서 모두 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할 예정이다. 이사회 내 내부통제 컨트롤 타워를 설치해 감시역할을 명확하게 한다는 입장이다.
새로 추천된 사외이사 면면을 살펴보면 다양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동안 감시와 견제라는 이사회 본연의 기능이 무력화돼 지난해 전 금융권에서 2600억원대 금융사고가 일어났다는 비판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먼저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 대출 사건을 수습하고 있는 우리금융은 특히 사외이사 선임에 내부통제를 강조했다. 총 7명 중 5명 임기가 끝나 4명을 교체하는 대대적인 개편에 나섰는데, 신임 사외이사 후보는 이영섭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이강행 전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 김영훈 전 다우기술 대표, 김춘수 전 유진기업 대표 등이다. 금융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뿐 아니라 디지털 전문가와 윤리경영 전문가도 갖춰 내부통제 혁신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사외이사 6명의 임기가 만료되는데, 차은영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와 김선엽 이정회계법인 대표이사 등 2명이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됐다. 신한금융은 신임 사외이사로 2명을 선임할 예정인데, 재일교포 3세인 전묘상 후보는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갖췄다. 전 후보자의 선임이 확정되면 신한금융은 4명의 여성 사외이사를 구성하게 된다. 또 다른 후보인 양인집 후보는 손해보험 대표이사와 하이트진로 해외사업총괄사장 등을 역임해 기업인 출신이다.
금융 당국도 금융지주의 내부통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사외이사 양성 프로그램 추진 등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 당국과 5대 금융지주는 지난달 '사외이사 양성 및 역량 강화'를 위한 다자간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실제로 금융연수원은 그동안 운영하던 신임 사외이사 과정뿐 아니라 최근 '예비사외이사 과정'도 열었다. 예비 과정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심이 있는 예비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목적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이전과 다르게 사외이사의 전문성이 점점 더 요구되고 있다"라며 "올해부터는 금융사들에 책무구조도도 도입되기 때문에 이사회가 들여다봐야 할 사항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