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유튜버 빠니보틀과 협업한 신상 롯데카드 4종. /롯데카드 제공

연 매출 30억원 이하 영세·중소 가맹점의 카드 수수료율이 내려가면서 카드사가 해외에서 대응책을 찾고 있다. 해외 결제건에 대해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가 하면 후불결제 시장도 개척하고 있다.

2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드사들은 금융위원회의 카드수수료 개편방안 영향으로 해외 결제건에 더 큰 할인율을 내놓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연 매출 30억원 이하의 약 306만여 영세·중소 가맹점의 카드 수수료율을 지난 14일부터 0.05∼0.1%포인트 인하했다. 이에 따라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연 매출 10억원 이하 영세·중소가맹점에 0.1%포인트, 연 매출 10억~30억원 이하 중소가맹점에 0.05%포인트씩 인하됐다. 체크카드 수수료율도 모든 연 매출 30억원 이하 영세·중소가맹점에 대해 0.1%포인트씩 내려갔다.

이 같이 카드 수수료율을 인하한 배경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함이다. 코로나19와 경기 침체 등이 이어지면서 영세·중소 가맹점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카드 결제 수수료가 소상공인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므로 이를 낮춰주려는 조치인 것이다. 이 같은 배경에 따라 금융 당국은 3년마다 재산정하는 가맹점 카드 수수료를 일부 낮추기로 결정한 것이다.

카드사들은 이번 인하 결정으로 시름이 깊어졌다. 카드사는 수수료가 주요 수익원인데, 이번 인하 조치로 연간 3000억원 이상의 수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특히 가맹점 수수료율은 계속 낮아지고 있지만, 정작 카드사들의 비용(운영비, 조달금리 등)은 증가하는 추세라 부담이 커졌다.

카드사들은 해외여행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에서 쓰는 카드 결제에 더 큰 할인율을 적용하는 프로모션 등을 내놓으면서 대응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과 협업한 카드 4종을 출시하고, 이 중 'Trip to 로카 빠니보틀 에디션' 카드를 이용할 경우 이용금액에 관계없이 해외 가맹점에서 이용하면 한도 없는 4% 할인을 제공한다.

해외여행 관련 혜택을 제공하는 '신한 SOL트래블 카드' 최근 이용현황. /신한카드 제공

신한카드는 해외여행 관련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신한 SOL트래블 카드'로 결제 시 신한SOL트래블 해외여행보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여행사와 제휴를 통해 패키지여행 할인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이에 더해 카드사들은 동남아 등 해외 시장을 잡기 위해 후불결제 사업도 확장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연말 베트남 현지 법인인 신한베트남 파이낸스(SVFC)를 통해 베트남 최대 리테일 유통기업인 모바일 월드와 업무협약 체결하고 소액후불결제(BNPL) 서비스 출시를 예고한 바 있다. 롯데카드도 지난해 4월 롯데 파이낸스 베트남을 통해 베트남 전자상거래(이커머스) 및 전자지갑 회사인 잘로페이와 협약을 맺고 BNPL 서비스를 현지에 출시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장사가 어려워졌으니 해외 시장이 거의 유일한 실적 개선 돌파구"라면서 "경기 침체 이야기가 나오는 와중에도 해외 여행객은 늘고 있으니 카드사 입장에서는 마땅한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