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래 손해보험협회장. /손해보험협회

이병래 손해보험협회장이 내년 6월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5세대 실손보험은 임신·출산을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임신·출산은 '우연한 사고'가 아니라는 이유로 보험 혜택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금융 당국 주도의 보험개혁회의에서 임신·출산을 보험 보장 대상으로 편입하기로 결정해 상품 개발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회장은 1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5세대 실손보험 논의가 진행 중인데, 임신·출산을 보장하는 상품이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5세대 실손보험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실효성 있는 방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 회장은 임신·출산을 보장하는 개별 보험 상품에 대해서는 '난임치료비 1회 보장'을 언급하며 "출산 관련 비용이나 육아비용을 지원하는 상품이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 회장은 또 간병보험에 대한 보장성 보험료 세액공제 한도 100만원을 신설하는 방안을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간병보험에 가입해 보험료를 납부하면, 연 100만원 이내로 세액공제 혜택을 주겠다는 뜻이다. 현행 소득세법상 보험 관련 세액공제 혜택은 보장성 보험 100만원과 장애인전용 보험 100만원 한도가 있다. 이 회장은 "일종의 인센티브를 제공해 궁극적으로 국가 전체의 간병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그밖에 손해보험협회는 보험 구독 서비스를 추진하기로 했다. 매월 구독료를 내고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것처럼, 고객이 대가를 지불하고 일정 기간 동안 보험을 이용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 보험사 레모네이드는 자동차·주택·펫·여행자·건강보험 등을 하나로 묶어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고, 상품 내 담보를 손쉽게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손해보험협회는 올해 이러한 내용들을 담은 3대 핵심 전략을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사회 안전망 역할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임신·출산 관련 상품을 개발하고, 현물급부형 간병보험 등 시니어보험을 활성화한다.

지속가능성 확보와 소비자 신뢰도 제고를 위해 자동차 경미사고에 대한 과잉진료와 비중증 과잉 의료로 인한 실손보험금 누수 방지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보험사기에 대한 대응 역량을 더 강화하기로 했다.

보험 서비스 혁신 차원에서는 보험 구독 서비스 외에도 민원을 사전에 예방하는 인공지능(AI) 시스템을 구축하고, 청각·언어 장애인을 대상으로 손말이음센터 연계 상담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 회장은 "모든 위대한 성장과 발전은 위험 속에 이루어진다"며 "손해보험산업에 요구되는 시대적 역할과 책임을 충실히 수행해 사회 안전망 강화에 기여하고, 지속가능한 보험산업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