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잇따라 불거지는 금융권 금융사고를 거론하며 "부실한 내부통제는 특정 금융사나 소수 임직원의 문제가 아닌 은행권·금융권 전반의 고질적 문제임이 명확하다"고 4일 밝혔다.
이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2024년 금융지주·은행 주요 검사 결과 설명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금감원은 이날 설명회에서 지난해 실시한 KB·우리·NH금융에 대한 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은행권 내부통제 부실 사례를 거론하며 이를 비판했다. 이 원장은 "지주 회장 중심의 의사결정 체계가 공고하고 상명하복 조직문화가 만연해 내부통제가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날 금융사의 건전성·리스크 관리를 경시하는 조직문화도 이 원장의 지적 사항이었다. 이 원장은 "지주는 은행이 금지된 브릿지론을 편법 취급하거나 특수목적회사(SPC) 등을 설립해 계열사를 우회 지원하는 등의 고위험 행태를 막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원장은 우리금융의 경영실태평가를 이달 안에 마무리한 뒤 금융위원회에 결과를 송부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금융은 동양·ABL생명 인수를 추진하는 중이다. 금융 당국은 인수합병(M&A) 승인 관련 규정에 따라 지주사 경영실태평가 종합등급이 2등급 이상일 때 자회사 편입을 허가한다.
이 원장은 "통상 경영실태평가 심사 기한을 2개월로 둔다"며 "이번 건(우리금융 사례)처럼 민감한 사안은 가급적 원칙대로 처리하고 싶다. 2월 중에 금융위에 의견을 송부해야 금융위도 3월 중에 동양·ABL생명 인수에 대해 판단할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