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연초부터 영업점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최근 한 달 새 90개 점포가 사라졌다. 금융 당국은 지난해 말까지 은행권과 영업점 감소에 따른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었지만, 아직 논의를 시작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날 서울 방배기업센터, 삼성역기업센터 등 전국 26개 영업점을 인근 영업점과 통합했다. 통합하는 영업점 중 17곳이 서울 지점이다. 신한은행은 오는 4월7일에도 13개의 영업점을 인근 지점과 통합한다. 1~4월에만 신한은행 영업점 39개가 사라진다.
우리은행은 전날 서울 세종로금융센터 등 전국 23개 영업점과 3곳의 출장소를 인근 지점과 통합했다. NH농협은행도 최근 38개 영업점을 통폐합했다. 약 한달 만에 전국 은행 영업점 90개(출장소 포함)가 문을 닫았다.
올해 은행들은 온라인뱅킹 활성화와 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대규모 점포 구조조정에 나설 전망이다. 은행 거래의 90% 가량이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으로 이뤄지고 있어 비싼 임대료를 부담하며 영업점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은행권의 설명이다.
은행들은 2023~2024년에 금융 당국의 자제령에 따라 점포 통합을 최소화했다. 4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영업점은 지난해 59곳, 2023년 58곳이 각각 줄었다. 그러다 올초부터 다시 대규모 영업점 구조조정에 나선 모습이다. 농협은행은 지방 농업인이 주로 이용하는 특성 때문에 그동안 영업점 수를 최대한 유지했었다.
금융 당국은 지난해 11월 은행권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영업점 감소에 따른 금융 접근성 제고 방안을 연내 마련하겠다고 발표했었다. 그러나 해를 넘기고도 TF 회의를 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 당국이 검토하는 은행권 공동점포의 경우 비용이나 운영 문제로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전국 2500개 우체국이 은행 업무 일부만 위탁받아 운영하는 '은행 대리업' 도입이 더 현실성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