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가격추이. /크로스앵글 제공

12월 23~27일 가상자산 시장은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 난항과 마운트곡스발 매도 우려, 연말 수급 불안이 겹치며 큰 변동세를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비트코인 지지자인 스티븐 미란을 경제자문위원장으로 지명했다는 소식에 반등을 시도했으나 연말을 맞이한 기관들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포지션 정리와 연휴로 인한 낮은 유동성으로 하락세가 이어졌다.

비트코인은 전주 대비 1.9% 하락한 9만5000달러 부근, 이더리움은 2.55% 하락한 3300달러 부근에서 거래 중이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비트겟 토큰(BGB)은 비트겟 월렛과의 합병 소식으로 60.65%의 큰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AI 에이전트 섹터를 주도하고 있는 버츄얼 프로토콜(VIRTUAL)도 32.26% 상승하며 강세를 보였다.

최승호 쟁글 연구원은 “지난주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 이후 단기 상승동력이 약화된 가운데, 연말 휴장과 기관들의 거래 중단으로 수급이 불안정한 모습이다”라며 “다만 연말 변동성 확대는 매년 반복되어 온 시장의 전형적인 패턴이다”라고 전했다.

◇ 비트코인 전략비축, 美 국가부채 해결책 부상

반에크(VanEck)가 비트코인 전략비축을 통한 미국 국가부채 해결책을 제시하며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반에크는 미국이 100만비트코인을 전략적으로 비축할 경우, 2049년까지 국가부채를 약 35% 감축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연평균 25%의 비트코인 가격 상승률과 현재 37조달러인 미국 부채가 연 5%씩 증가한다는 가정에 기반한 것이다.

이러한 제안이 주목받는 이유는 미국이 과거 전략비축자산(SPR)을 재정 개선에 활용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5년 초당적 예산법(BBA)을 시작으로 미국은 전략적 비축 자산을 여러 차례 매각해 재정 확보에 활용했다. 특히 일각에선 트럼프가 취임 첫날 비트코인을 전략비축자산으로 지정하는 행정명령을 발효할 수 있다고 전망함에 따라, 비트코인의 전략적 비축을 통한 부채 해결 방안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커지고 있다.

다만 전략비축자산의 본질적 목적에 대한 고찰이 필요해 보인다. 석유의 경우 에너지 안보 위기에 대비하기 위한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비축되었으나, 비트코인은 부채 탕감이라는 재정적 목적이 전면에 부각되고 있다. 이는 전략비축자산 제도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수 있으나, 동시에 전통적인 전략비축의 개념과는 차이가 있다. 앞으로 비트코인의 전략비축자산 지정 논의는 그 목적의 타당성과 함께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트코인 일러스트. /연합뉴스

◇ 하이퍼리퀴드, 북한발 해킹 우려에 성장세 시험대

온체인 파생상품 거래소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가 북한 해커 그룹의 해킹 시도 의혹과 대규모 자금 유출 사태를 겪으며 진통을 겪고 있다. 지난 23일 보안 전문가 테일러 모나한은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북한 해커 그룹이 하이퍼리퀴드의 보안 취약점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이후 플랫폼에서 약 1.1억달러의 유에스디코인(USDC)이 유출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특히 모나한은 북한과 연계된 것으로 의심되는 지갑들이 하이퍼리퀴드에서 70만달러 이상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히며, 이는 실제 거래가 아닌 플랫폼 구조 파악을 위한 테스트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하이퍼리퀴드는 중앙화 거래소의 속도와 탈중앙화 거래소의 투명성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모델을 채택하고 있으나, 적은 블록 검증자(밸리데이터) 수와 제한된 개발자 그룹이 블록체인을 관리하는 구조적 특징으로 인해 보안 우려가 제기되어 왔다.

하이퍼리퀴드 측은 “북한 해커를 포함한 어떠한 해킹 시도도 없었으며, 사용자의 자금은 안전하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시장 참여자들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토큰 출시 후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던 하이퍼리퀴드의 자체 토큰 HYPE는 논란과 함께 20%가량 하락했으며, 최근 일평균 88억달러의 거래량을 기록하며 디파이(탈중앙화 금융·DeFi) 분야 최대 거래소로 자리매김했던 하이퍼리퀴드의 성장세는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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