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비상계엄 사태가 벌어진 지난 3일 조기 퇴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야권은 “계엄을 미리 알았던 것 아니냐”고 의심했고, 이 원장은 “개인적 사정이 있었다. 계엄은 당일 밤 11시 전후로 알게됐다”고 해명했다.
이 원장은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계엄 당일 독일 금융감독원 감독국 부원장과 미팅이 있었는데 그것도 취소하고 칩거했다. 혹시 계엄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아니다”라며 이같이 답했다.
이 원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각별한 사이지 않냐. 계엄 당일 어떤 생각이 들었냐’는 박상혁 민주당 의원의 질의엔 “매우 놀랐다. 빠른 시일 내 금융위원장을 모시고 빨리 시정조치를, 뭔가를 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엔 어떻게 대응할지에 생각을 집중했고, 지나서 보면 어쨌든 간에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야권에서 이 원장에게 계엄을 사전 인지했는지 거듭 묻는 것은 윤 대통령과의 각별한 사이 때문이다. 이 원장은 윤석열 사단의 막내로 통하는 인물로 윤 대통령의 ‘경제계 복심’이라고도 불린다. 검사 출신인 이 원장은 윤 대통령과 여러 수사를 함께하며 호흡을 맞췄다. 윤 대통령은 2022년 5월 취임한 지 한달 만에 금융권 경험이 전무한 이 원장을 금감원장에 파격 발탁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방송을 보고 알았다”며 계엄 선포 직전 열린 국무회의에는 “참석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국무회의) 의결권은 없고, 발언권만 있다”며 “의결이 필요한 상황이라 국무위원만 참여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예상하지 못한 조치기 때문에 많이 놀랐고 일단 시장 걱정을 했다”며 “보도를 본 직후인 오후 10시50분쯤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 회의)가 열린다고 통보를 받았다. 연희동 근처 집에서 차를 몰고 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