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신한은행 서소문지점 AI 브랜치에서 직원이 AI은행원과 상담업무를 시연하고 있다. /뉴스1

금융 당국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금융 서비스를 승인하면서 은행과 보험사 등이 잇따라 새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규제가 풀리면서 다양한 AI 금융 서비스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금융위원회는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권 AI 협의회'를 열어 '금융권 생성형 AI 활용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금융 당국의 망분리 규제 개선으로 금융권의 생성형 AI 도입이 본격화한 가운데 상용 AI에 이어 오픈소스 AI 활용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생성형 AI는 인터넷망에서 제공되는 상용 AI와 회사 내부 시스템에 설치하는 오픈소스 AI로 구분된다. 국내 금융회사들은 AI 활용 목적과 비용 효율성 등을 고려해 두 가지 모두를 사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방안은 최근 혁신금융서비스를 통해 발표됐다. 금융위는 지난 9일 생성형 AI를 활용한 9개 금융사의 10개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신규 지정했다.

신규 지정된 9개 금융사 중 은행권이 가장 많았다. 대표적으로 신한은행은 자연어 기반 금융 상담을 제공하고 외국어 번역도 제공하는 생성형 AI 기반 'AI 은행원'과 각종 뉴스 요약, 과거 수익률 정보, 시장 흐름 정보 등을 제공하는 '투자 및 금융지식 Q&A 서비스'를 내놨다. KB국민은행은 고객 질의 시 고객 친화적으로 대화 상담을 제공하는 '금융상담 에이전트'를 선보였다.

또 NH농협은행은 외국인 고객을 위한 AI 은행원, 고령층을 위한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생성형 AI 플랫폼 기반 금융서비스를, 카카오뱅크는 금융상품 관련 이자환율 등을 계산하는 '대화형 금융 계산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보험사들도 가세했다. 교보생명은 보험 설계사에게 고객의 보장분석보고서에 기반한 맞춤형 설명 스크립트를 제공하는 '보장분석 AI 서포터'를 내놨다. 한화생명은 설계사에게 최신 뉴스 등을 통한 세일즈 화법을 제공하는 '고객 맞춤형 화법 생성 및 가상 대화 훈련 솔루션'을 제공한다. 카드사로는 KB카드가 유일하게 고객 상황에 맞는 카드상품 비교·발급 등 대화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두의 카드생활 메이트'를 출시할 예정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는 보험금 지급이 얼마 정도 가능한지 AI가 예측을 하기도 하고, 헬스케어와 연계해 건강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험료도 산정하는 등 AI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라고 했다.

이승열 하나은행장이 지난 9월 19일 경기도 평택시에서 개점한 하나은행 외국인 전용 특화점포 '평택외국인센터점'에서 실시간 다국어 통번역 시스템이 설치된 창구에 앉아 투명디스플레이를 통해 외국인 손님을 응대하고 있다. /하나은행 제공

이전까지 금융권에서는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AI 활용에 적극적이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금융권 최초로 직원 업무 생산성 향상을 위해 AI 지식상담 서비스를 구축했다. 이어 지난 4월 AI 뱅커를 도입했고, 오는 9일부터는 생성형 AI 기술을 금융권 최초로 대출 상담 업무에 적용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금융 업무에 AI를 도입하기 위해 자체 대형언어모델(LLM)을 금융권 최초로 개발했다. 지난달에는 서울 중구에 업계 최초로 AI 무인점포를 열기도 했다. 이 은행들은 최근 기존 점포를 폐쇄하고 AI의 활용 범위를 넓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금융사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한 서비스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서비스 출시를 허용해달라고 금융 당국에 요청한 금융사가 더 많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9월 약 2주간의 신청 기간에 74개 금융사가 141개 서비스 활용을 신청했다.

금융 당국도 현재보다 더 다양한 금융 분야에서 AI가 쓰이도록 할 예정이다. 금융 당국은 고객 신용정보를 가명 처리한 뒤 AI 분석에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또 고객관리(CRM), 보안관리 등 영역에서도 클라우드 서비스를 쓸 수 있도록 풀어줄 방침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사람이 하는 단순 반복 업무를 AI가 대신해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학습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면 고객과 회사가 '윈윈'할 수 있다"라면서 "혁신금융서비스 신청 개수가 140개가 넘는 만큼 요건 미비로 떨어지는 소수를 제외하면 앞으로 계속 지정 서비스가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