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캐피탈 CI

한국캐피탈이 인공지능(AI) 기술금융사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PFCT, 전 피플펀드)의 신용평가모형(CSS)을 도입하고 채권을 매입하기로 했다. 군인공제회의 '알짜 자회사'로 꼽히는 한국캐피탈은 올해 수익을 냈던 소매금융을 키우기 위해 이런 방법으로 개인대출을 넓히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캐피탈은 PFCT의 개인 신용평가모형 도입과 채권 매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최종 검토하고 있다. MOU 체결 시 한국캐피탈은 PFCT의 신용평가모형을 활용해 연체 가능성을 보다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다. 또한 PFCT가 가진 우량 채권을 저비용으로 단기간에 매입함으로써, 대출 심사과정을 줄이면서도 회사의 대출 잔액을 늘릴 수 있게 된다. 온라인연계투자업체(온투업·P2P)인 PFCT 입장에서는 채권을 매각함으로써 개인 투자자들에게 손실 없이 원리금을 돌려줄 수 있어 양사 모두에게 이득이 될 수 있다.

여신전문금융사인 한국캐피탈은 그동안 주력해 오던 리스금융 산업에서 벗어나 수년 전부터 개인 및 기업의 신용대출을 늘려오고 있다. 고금리 시기에는 특히 개인 대출의 연체율 관리가 필수적인데, 뛰어난 신용평가모형을 도입해 보다 철저하게 개인 신용도를 검증하겠다는 것이다. PFCT는 롯데카드를 비롯한 국내 금융사들과 인도네시아 최대 신용평가(CB) 기관 등에 자사 신용평가모형을 공급하고 있다.

고금리와 경기침체로 한국캐피탈을 비롯한 비카드 여신전문금융사들은 이자와 렌탈 비용 증가 등으로 기존 리스 사업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 특히 장기 고금리 여파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연체율이 급등하면서 캐피탈 업계 전반에 건전성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한국캐피탈이 포화상태인 리스영업과 PF 대신 대출을 늘리는 것도 이 같은 상황에 대한 대응이다.

한국캐피탈은 수년간의 포트폴리오 다각화 시도 결과 2018년 영업자산의 40%가 넘었던 리스금융을 올해 상반기 30%까지 낮췄다. 최근에는 특히 수익성이 높은 개인신용대출에 주력하며 토스와 카카오뱅크 등 대출 비교 플랫폼을 활용하는 등 비대면 플랫폼 영업을 늘려왔다. 덕분에 2018년 3000억원대에 머물던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올해 상반기 기준 1조1701억원으로 세 배가량 뛰었다.

PFCT와 에잇퍼센트, 어니스트펀드 등 과거 P2P 대출을 중개하던 핀테크·온투업체들은 최근 자체 신용평가모형을 구축해 고도화하고 있다. PFCT의 경우 자사 모형을 외부에 판매하는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을 지난해 9월부터 시작했는데, 신용평가모형 판매를 포함한 에어팩 사업이 공헌이익의 약 30%까지 증가했다. 기존 사명인 피플펀드를 PFCT로 바꾼 이유도 정보기술(IT)기업임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한국캐피탈 관계자는 "개인 신용대출 관리를 위해 PFCT의 신용평가모형 성능을 검증하고 있으며 협력을 검토하고 있다"라며 "회사의 다른 사업 분야와 관련해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현재 발생한 PF 관련 문제를 해결하는데 중점을 두고 영업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