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과열 양상을 보이자, 금융 당국이 이상거래 감시 시스템을 정교하게 개선하기로 했다.
24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연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이상거래 감시 시스템 운영 실태를 점검한다. 비트코인과 알트코인 모두 가격이 급등하는 등 변동성이 커지면 현재 시스템이 걸러내지 못하는 이상거래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가격, 거래량 변동, 매매 유형, 시기별 시세상승률, 가장·통정매매, 고가매수주문 등을 고려해 이상거래를 파악한다. 하지만 가상자산 유통량이 늘어나 주문량이 많아졌지만, 호가에 관여하는 비율이 낮아지면 이상거래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 금감원은 시스템 점검 후 이 같은 복합적인 요인을 감안해 이상거래 적출 기준을 정교화하고, 이를 내규에 반영하도록 지도할 방침이다.
또 금융 당국은 가상자산 거래소에 이상거래에 따른 소비자 피해 예방 조치도 강화하라고 요구할 계획이다. 현행 규정상 거래소는 이상거래가 발생하면 이용자에 거래유의를 안내하고, 문제가 된 이용자나 가상자산에 대한 거래를 중지시킨다. 하지만 지난 7월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 상장된 ‘어베일’이 상장 당일 1400% 폭등하며 거래소가 이상거래를 감지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 당국은 미국 대선 이후 가상자산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자 일일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거래량과 가격 동향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전날 기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리플·도지코인·스텔라루멘 등 알트코인 거래 규모가 비트코인 거래량을 뛰어넘는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기준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하루 거래 규모는 25조3200억원이었다. 지난 22일 유가증권시장(8조172억원)과 코스닥시장(7조9967억원)을 합한 것보다 10조원 많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