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9일 KB금융그룹의 인도네시아 자회사 부실 운영으로 인한 평판위험이 커지고 있는 데 대해 관리·감독을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우리금융그룹에 대해서도 현 내부통제 수준으로 인수합병(M&A)을 통한 외형 확장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응할 수 있는지 살펴보라고 당부했다.
이 원장은 이날 열린 임원회의에서 "최근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은행 등의 금융사고와 해외 현지법인 투자 및 운영 부실 등에 대해 정기검사 과정에서 면밀히 점검하고 근본적 개선을 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했다.
이 원장은 "해외 현지법인 투자결정 및 전산시스템 개발 과정의 문제, 콜센터 업무위탁 관리 등 KB금융과 관련한 반복적인 지적은 평판위험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운영리스크 관리에 안일함이 없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는 KB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자회사와 관련한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당시 국감에서는 KB국민은행이 KB뱅크(옛 부코핀은행)를 인수한 이후 조(兆) 단위 손실을 기록하고 있고, 28차례의 제재를 받을 정도로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 원장은 우리금융의 내부통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 원장은 "우리금융의 내부통제와 건전성 관리 수준이 현 경영진이 추진 중인 외형 확장 중심의 경영이 초래할 수 있는 잠재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지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이러한 운영 리스크와 건전성 문제 등이 그룹 전반으로 전이될 수 있는 위험성에 대해서도 면밀히 관리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 원장이 말한 외형 확장에 집중한 경영이 가져올 수 있는 우리금융의 잠재리스크는 조직문화의 기저를 이루는 파벌주의 용인, 금융사고에 대한 안일한 인식, 합리적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경영체계 지속 등으로 건전성 및 내부통제 약화를 초래할 위험 등을 의미한다.
이 원장은 이날 금융시장 불안요인에 대해서 철저히 대비하라고도 주문했다. 이 원장은 "미국 대선, 지정학적 위험, 주요국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이 결부돼 주가·금리·환율 변동성이 예상치를 벗어나 거액 손실 또는 유동성 충격 등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철저한 리스크 관리 및 내부통제 강화를 당부 드린다"고 했다.
특히 이 원장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신속한 연착륙을 당부했다. 그는 "부동산 PF의 경우 발표한 일정에 따라 1·2차 사업성 평가 및 정리·재구조화 등 과제들을 단계적으로 추진 중이나 건설경기 부진 등으로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만큼 정리 대상 사업장은 신속하게 경공매, 상각 등을 추진하는 한편, 주택공급이 가능한 정상, 재구조화 사업장에 대해서는 금융권 신디케이트론(공동대출) 등을 통해 원활한 자금 공급이 이루어지도록 적극 관리해달라"고 했다.
아울러 이 원장은 취약계층의 금융접근성 제고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최근 금융의 디지털화 등으로 은행 점포 및 자동화기기(ATM) 감소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 고령자·장애인 등을 위한 금융접근성 제고를 주요 금융감독 어젠다로 설정하여 적극적으로 관리해 달라"고 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은행 점포 폐쇄 내실화 방안을 충실히 이행할 것을 지도하고, 은행 간 공동점포, 공동ATM, 이동점포 등 소비자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대체 수단의 활성화를 유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