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들어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액이 8월과 9월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는 8월부터 서울 주택 거래가 위축되고 동시에 은행권은 금리 인상과 1주택자에 대한 주담대 실행을 막는 등 여러 대출 억제 정책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이달 들어 17일까지 새로 취급된 주택구입 목적 개별 주담대 총액은 3조4598억원이다. 하루 평균 2035억원 규모로 9월 하루 평균 신규 취급액(3854억원)과 비교하면 47% 정도 취급액이 줄었다. 통상 주택구입용 신규 주담대는 집 구입과 관련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는 대출)을 나타내는 지표로 통한다.
영끌 대출이 진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전체 가계대출 잔액 증가 속도도 더뎌졌다. 17일 기준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31조6892억원으로 집계됐다. 9월 말(730조9671억원)보다 7221억원 증가한 수치다. 지난 9월 한 달 동안의 가계대출 잔액이 증가 폭(5조6029억원)과 비교하면 13%에 그치는 수준이다. 이달 가계대출 증가 속도라면 월말까지 한 달 전체 증가 폭은 1조3000억원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가계대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담대 증가 속도가 꺾였다. 이달 들어 주담대는 997억원 늘었는데 9월 증가 폭(5조9148억원)과 비교하면 1.7% 수준이다. 다만 이달 들어 신용대출의 경우 9월 전체 증가액(9억원)보다 많은 6594억원이 불었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된 배경으론 서울 아파트 거래 감소, 은행권 가계대출 제한 조치 등이 꼽힌다. 서울시 부동산 정보 제공 사이트 서울 부동산 정보광장의 부동산 거래현황에 따르면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 건수는 7월(8986건)에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뒤 ▲8월 6279건 ▲ 9월 2724건 ▲ 10월(17일까지) 719건으로 점차 줄어드는 중이다.
또한 금융 당국의 지도 아래 은행권은 8월부터 주담대 금리 인상과 다주택자의 주담대 취급 제한 등 대출 억제 정책을 실시했다.
다만 오는 11월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입주 등이 남아있는 만큼 가계대출 추세와 관련해 아직 마음을 놓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