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여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 확률이 높아지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파죽지세다. 3개월만에 9000만원선을 넘어 순항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각) 가상자산 정보사이트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전일 대비 2.7% 오른 9150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일주일보다 9.3% 상승한 가격이다. 시장에선 10월 들어 상승장이 온다는 이른바 ‘업토버(Uptober)’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비트코인은 전일인 15일 저녁부터 오름세를 타기 시작, 순식간에 9200만원선을 돌파한 뒤 잠시 숨고르기를 보였다. 크립토퀀트 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하루 4800만달러(약 650억원)규모의 대규모 숏 포지션(매도전략)이 청산된 것으로 파악됐다. 소폭의 등락을 보이다 9100만원선에 안착하는 모습이다.

지난 15일과 16일 양일간 비트코인 가격 추이 / 자료 = 코인마켓캡

급격한 가격 변동이 있긴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투자심리도 개선되는 분위기다.

크립토퀀트 분석기관인 데이터스코프는 “과거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구간은 시장 참여자들이 낙관적 혹은 비관적 견해를 형성하는 기간”이라며 “2016년과 2020년의 강세장을 살펴보면 비트코인이 이 구간에서 낙관적 영역을 유지할 경우 강한 상승 추세를 유지했으며, 이 영역을 돌파할 경우 강력한 상승 움직임의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국내 시장도 거래량이 증가하며 ‘김치프리미엄’을 좁히고 있다. 김치프리미엄이란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의 거래 가격과 글로벌 시장 가격가의 차이다. 국내 시장의 수요가 더 클수록 높아지고, 국내 수요가 낮으면 가격 역시 낮아지며 마이너스의 수치를 보이는 ‘역김치프리미엄’이 발생한다. 이달 초까지 국내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에서 역김치프리미엄 현상이 발생했다.

가상자산 정보 사이트 크립프라이스 닷컴에 따르면 이날 기준 비트코인의 국내외 가격 차이는 전일보다 0.2%포인트 오른 -0.5%로 가격이 좁혀졌다. 이는 국내 거래량 증가에 기인한다. 이날 업비트의 총거래량은 22억달러(약 3조원)으로, 7 일전인 지난 10일 11억달러(약 1 5000억원)대비 두 배 가량 늘었다.

업계에서는 최근의 가격 상승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진 것 때문이란 진단을 내놓는다. 그간 가상자산 시장을 지지하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내놓은 트럼프 후보의 당선 확률이 높아지면서 투심을 자극했다는 것이다.

블록체인 기반 예측 플랫폼 폴리마켓에 따르면 전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률은 55%로, 44%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앞섰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확률은 해리스 부통령에 크게 뒤쳐졌다.

JP모건은 “트럼프 후보의 당선은 지정학적, 재정 정책적 불안정성을 더욱 심화시켜 이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비트코인의 수요가 높아질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디지털자산 시장은 2025년까지 강세를 보일 것”이라 전했다.

IT조선 원재연 기자 wonjaeye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