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가상자산사업자 CEO 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뉴스1

금융감독원이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 양측에 여론전을 자중하라고 경고했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29일 “양측이 금감원의 당부사항을 왜곡하거나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고 있다”며 “적법한 공개매수 절차에만 집중하라”고 했다. 양측이 적법 절차를 지켜달라는 금감원 당부사항을 서로를 비판하는 소재로 삼은 데 대해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7일 부원장 회의에서 “공개매수 등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발생하는 건전한 경영권 경쟁은 시장 자율에 맡겨야 한다”면서도 “현재 진행 중인 상장회사(고려아연) 공개매수는 공개매수 관련자들 간의 경쟁 과열로 보이는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공개매수와 관련해 근거 없는 루머나 풍문 유포 등으로 투자자의 잘못된 판단이나 오해를 유발하는 시장질서 교란행위 등 불공정거래가 발생하는지 면밀히 시장 감시를 실시하라”며 “필요 시 신속히 조사에 착수해 적발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정 조치해달라”고 지시했다.

MBK파트너스는 곧바로 입장문을 내고 금감원의 당부를 준수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MBK가 중국계 펀드이며 고려아연 인수 후 중국에 회사를 매각하고 중국에 기술을 유출할 것이라는 근거 없는 루머나 풍문 유포 등이 이뤄지고 있다”며 “근거 없는 루머는 즉각 중단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고려아연은 “MBK는 공개적으로 매수가 인상을 검토하지 않는다고 밝혀오다 이를 상향하며 시장질서를 교란했다”며 “당사의 기업 실적이나 가치, 경영진의 능력 등을 허위로 왜곡하는 등 근거 없는 루머성, 풍문성 정보를 유포하고 있다”고 맞섰다.

MBK파트너스는 영풍과 손잡고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해 지난 13일 2조원 규모의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를 선언했다. 고려아연을 경영하고 있는 최윤범 회장 측은 영풍이 사모펀드와 손잡고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를 시도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