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째 식당을 하고 있는 김수한(가명)씨는 창업 직후 코로나19를 맞으면서 매출이 급감했다. 결국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연 14% 금리로 신용카드 대출(카드론)을 받았다. 코로나19가 풀리면서 식당은 자리를 잡았고, 매출도 조금씩 늘었다. 신용여건이 나아지면 금리를 낮출 수 있다는 얘기를 들은 김씨는 카드사 홈페이지를 통해 금리인하요구권을 신청했다. 카드사도 매출을 확인한 후 신용 위험이 줄어들었다고 판단, 금리를 연 11%로 깎아줬다.
1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위의 사례처럼 올 상반기 고객의 금리인하요구 수용에 따른 전업카드사 7곳(신한·삼성·현대·KB·롯데·하나·우리카드)의 이자 감면액은 54억6474만원에 달했다. 지난해 상반기 48억700만원보다 6억원 이상 늘었다.
금리인하요구권은 대출받은 사람의 신용상태나 상환능력이 개선될 경우 금융사에 금리를 내려달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카드사별 감면액은 차이가 컸다. 상반기 총 이자감면액 중 삼성·현대카드 두 곳의 이자감면액이 26억원에 달해 절반 가까이 됐다. 반면, 우리·KB국민·하나카드의 이자감면액은 10억원에도 못 미쳤다.
구체적으로 하나카드와 KB국민카드가 각각 1억5252만원, 3억4668만원으로 가장 적었다. 가장 많은 곳은 삼성카드로 총 15억5242만원의 이자를 깎아줬다. 이밖에 카드사별로 보면 ▲현대카드 11억8237만원 ▲신한카드 10억4864만원 ▲롯데카드 7억5175만원 ▲우리카드 4억3036만원 등이었다.
하나카드는 그나마 전체 자산 규모가 적은데 따른 영향이라 볼 수 있지만, KB국민카드는 그렇지도 않았다. ‘금융자산 1억원당 금리인하 수용건수’를 보면 금융자산 규모가 9조692억원인 KB국민카드는 1만4677건의 금리인하 요구를 수용해 0.16건만 받아들였다.
반면 금융자산 규모가 6조7636억원인 현대카드는 4만6105건의 금리인하 요구를 수용해 0.68건에 달했다. 국민카드보다 4배나 많다. 이어 ▲삼성카드 0.62건 ▲하나카드 0.44건 ▲신한카드 0.22건 ▲롯데카드 0.2건 ▲우리카드 0.17건 등이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금리인하요구권은 대출 상품별 신용평가 방식에 차이에 따른 초기 적용금리 차이, 추가 금리인하 여력 등에 따라 수용률 및 이자감면액 등에 편차가 발생 할 수 있다”며 “회사는 고객들에게 홈페이지, 이용대금명세서, LMS 등을 통해 금리인하요구권을 적극 안내 중으로 향후에도 고객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IT조선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