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한 새마을금고에서 64억원 규모의 금융 사고가 발생했다. 무담보 허위 대출이 발생했는데 대출금 규모가 금고의 자기자본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밝혀졌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문제의 금고를 합병 처리하고 관련자들을 수사기관에 고발하는 등 엄중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구 군위군의 A새마을금고에서 2022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총 63억9000만원 규모의 허위 대출이 일어났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여러 명의 개인 차주(돈 빌리는 사람)들은 A새마을금고로부터 아파트 중도금 대출을 받았다. 이 대출 과정에서 차주들은 실제 소유하지 않은 아파트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조작된 서류를 금고에 제출하고 대출을 받았다.
1년 넘는 시간 동안 여러 차례 대출이 발생했으나 중앙회는 일련의 대출을 하나의 사건으로 보고 있다. 중앙회에 따르면 여러 개인이 따로 대출을 받았지만 이들은 실제론 하나의 법인에 소속돼 함께 사업을 하고 있었다. 중앙회는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해당 대출에 대해 사실상 단일 차주가 일으킨 허위 대출이라고 판단했다.
이번 허위 대출로 집행된 총대출금은 A새마을금고의 자기자본을 훨씬 웃돌았다. 지난해 말 기준 A새마을금고의 자기자본은 34억5000만원가량이다. 새마을금고 감독기준상 개별 금고는 한 차주에게 돈을 빌려줄 때 금고 자기자본의 20%까지만 대출을 내줄 수 있다. 이에 따라 A새마을금고는 한 사람에게 6억9000만원까지만 대출금을 내줄 수 있다. 차주들은 서로 번갈아 6억9000만원 이하 돈을 빌리며 총 63억9000만원의 돈을 끌어다 썼다.
중앙회는 올해 초 지역 금고 대상 상시검사를 실시하면서 이번 금융사고를 적발했다. 중앙회는 이달 중 수사기관에 관련자들을 고발하기로 했다. A새마을금고엔 합병 처분을, 이사장에 대해선 해임 징계를 내렸다. 아울러 중앙회는 현재 대출금 회수 절차를 밟고 있다. 중앙회는 대출금 회수가 원활하지 않으면 추가적인 법적 조치도 검토할 예정이다.
중앙회 관계자는 “이처럼 막중한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더는 금고를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해 합병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사장은 금고 관리 소홀에 대한 책임을 물어 해임을 결정했지만 차주들과 유착관계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