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찾은 미국 가상자산 발행사 ‘리플’의 브래드 갈링하우스 최고경영자(CEO)가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에게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최근 몇 년 간 SEC와 법적 분쟁을 벌이며,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겐슬러 위원장과 SEC를 비판해 왔다.
갈링하우스 CEO는 3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가진 방한 기자 간담회에서 “오는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돼도 겐슬러 위원장의 임기는 보장되지 않을 것”이라며 “그가 자리를 떠날 것이라는데 돈을 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껏 민주당과 공화당의 주요 리더를 많이 만났는데, 많은 민주당 의원들조차도 가상자산에 대한 SEC의 지나친 규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보였다”고 전했다. 또 “겐슬러 위원장이 ‘디지털 자산 증권’이란 용어를 쓰는데 대해 판사들도 비판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갈링하우스 CEO는 “지금껏 해 온 것처럼 앞으로도 법에 반하고 미국의 건전한 정책에 부합하지 않는 행동을 하는 이들을 계속 비판할 것”이라며 겐슬러 위원장을 향해 재차 날을 세웠다.
리플은 지난 2020년부터 SEC와 법적 분쟁을 벌여왔다. SEC는 리플이 증권성 토큰에 해당된다며 발행사인 리플랩스를 증권법 위반 혐의로 제소했고, 리플 측은 이를 반박하며 맞소송을 걸었다. 미국 뉴욕지방법원은 지난해 7월 리플랩스의 손을 들어줬지만, SEC는 즉각 항소했다. 지난달 미국 법원은 리플에 SEC가 요구한 과징금과 벌금 20억달러보다 훨씬 적은 1억2500만달러를 지급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4년에 걸친 분쟁을 겪는 과정에서 갈링하우스 CEO는 여러 차례 겐슬러 위원장을 강하게 비판해 왔다. 그는 지난달 자신의 X(트위터)에 “겐슬러와 여러 민주당 당원들은 가상자산과의 불법적인 전쟁을 지지하며 미국의 혁신을 방해하고 있다”면서 “겐슬러는 러다이트(기술 파괴자)로 전락할 것”이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한편 리플은 이날 간담회에서 연세대가 자사의 블록체인 학술 연구 프로그램인 ‘우브리(UBRI·University Blockchain Research Initiative)’에 합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연세대와 이번에 맺은 산학협력 협약은 전세계에서 58번째, 아시아에서는 12번째에 해당된다.
연세대는 리플과 손잡고 인공지능(AI), 금융, 정보시스템, 운영관리 등 블록체인 기술과 관련해 여러 연구를 진행한다. 리플은 연세대가 해커톤을 활성화하고 블록체인 연구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보조금을 지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