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뉴스1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전 회장 친인척에 대한 우리은행의 부당대출 의혹과 관련해 “우리금융이 보이는 행태를 볼 때 더는 신뢰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20일 열린 임원회의에서 “우리은행 부당대출 건은 제왕적 권한을 가진 전직 회장의 친인척에게 수백억원의 부당대출이 실행되고 그 결과 대규모 부실이 발생한 사안”이라며 우리금융지주와 은행 경영진의 상황 인식과 대응 행태에 대해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원장은 우리은행이 부당대출에 대해 늑장 보고한 데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우리은행이 친인척 대출에 대해 몰랐었다는 전직 회장의 발언을 옹호하면서 심사 소홀 등 외에 뚜렷한 불법행위가 없었다며 금융감독원에 보고하지 않은 것을 합리화하는 행태를 지속했다는 지적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이번 부당대출을 금융사고가 아닌 심사 소홀 등으로 인해 취급 여신이 부실화된 것으로 판단하고 금감원에 이를 보고하지 않았다. 금융사고가 발생한 경우, 금융사는 즉각 지체없이 금융감독원에 보고를 해야 한다.

이 원장은 “은행 내부 시스템을 통해 사전적으로 인지할 수 있었어야 하며, 엄정한 내부감사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조치했어야 한다”면서 “기관 자체의 한계 등으로 문제점을 밝혀내지 못할 경우, 계좌추적권, 검사권 등이 있는 금융 당국이나 수사기관 등에 신속히 의뢰해 진상을 규명해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이 원장은 각 부서에 철저한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유사한 행태를 보이는 금융회사에 대해 시장에서 발을 못 붙일 정도로 강한 법적 권한을 행사하는 등 엄정한 잣대로 감독업무에 임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