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선전한 것처럼 보였던 생명보험 업계 변액보험 실적이 잘못된 통계에 근거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AIA생명 통계 담당자가 잘못된 수치를 기재한 탓이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생명보험협회는 상반기(1~6월) 변액연금보험 신계약 건수를 총 5만4020건으로 공시했다. 월별로 살펴보면 ▲1월 1만3756건 ▲2월 6061건 ▲3월 9478건 ▲4월 8258건 ▲5월 7935건 ▲6월 8532건으로 나타났다.
이를 합산한 월평균 변액연금보험 계약건수는 9003건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평균 계약건수 5047건을 크게 상회하는 실적이다. 생보업계가 올 상반기 변액보험 시장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낸 것으로 인식하기 충분한 수치다.
특히 눈에 띄는 수치는 1월이다. 지난해 12월 4771건에서 올 1월 1만3756건으로 한 달 새 3배 이상 급증했다. 다른 달과 비교해봐도 그 차이가 두드러진다.
해당 수치는 결국 오류였던 것으로 판명됐다. 1월 초회보험료(일시납 제외)가 39억8500만원에 그쳐 신계약 건수에 비해 너무 적었던 것이다. 6061건인 2월의 초회보험료 46억1600만원과 비교해보면 그 차이가 확연하다.
해당 계약 건수는 AIA생명이 협회에 해당 수치를 잘못 보고한데서 비롯됐다. 텔레마케팅(TM) 채널의 질병보험, 암보험 실적 등을 변액저축으로 잘못 기재해 빚어진 벌어진 일이었다. 크게 튄 계약건수 대비 실제 들어온 보험료가 평달 수준에 불과하다는 게 뒤늦게 파악되면서 오류사실이 드러났다.
현재 해당 공시 내용은 수정된 상태로 고쳐졌고, 결국 1월의 신계약건수는 5094건으로 정정됐다. AIA생명이 실제 계약건수보다 8662건을 부풀려 보고한 셈이다. 결국 수정된 상반기 변액보험 신계약건수는 4만5358건, 월 평균 계약건수도 7560건이 됐다.
발단이 된 AIA생명은 담당자의 단순 실수라고 설명했다. AIA생명 관계자는 “해당 자료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수식 중 한 곳이 잘못돼 있던 것을 파악했다”며 “담당자 실수로 발생한 부분으로 현재 협회 공시에는 수정된 데이터가 올라가 있다”고 해명했다.
생명보험협회는 가끔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생보협회 홈페이지 통계 관련 화면에는 “생명보험회사가 업무보고서를 작성하고 협회가 본 통계표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착오·오류 등으로 일부내용이 사실과 다를 수 있으며, 이 경우 예고없이 수정될 수 있습니다”라는 공지가 기재돼 있다.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1월 실적 취합 당시에 AIA생명에서 약간의 착오가 있었다”며 “앞으로 더욱 정확한 정보 제공을 위해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IT조선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