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손민균

지방 금융지주사인 BNK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가 엇갈린 2분기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BNK금융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해결을 위해 대규모 충당금을 쌓으면서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JB금융은 충당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데다, 자회사들의 영업 실적으로 이익이 늘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BNK금융과 JB금융의 2분기 합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8% 감소한 397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BNK금융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1.1% 줄어든 2210억원, JB금융의 순이익은 8% 증가한 1760억원으로 각각 전망됐다. JB금융의 순이익 전망치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에 해당된다.

두 회사 모두 올 들어 부동산 PF 부실을 해결하기 위해 충당금을 쌓고 있지만, 적립 규모에선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회사별 대손충당금 전입액을 보면 BNK금융은 지난해 1분기 1249억원에서 올해 1분기에는 1658억원으로 409억원 늘었지만, JB금융은 899억원에서 1056억원으로 157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증권사들은 2분기에도 BNK금융이 부동산 PF와 관련해 추가 충당금을 적립하면서 순이익이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계열사인 BNK캐피탈과 BNK투자증권 등의 연체율이 상승한 점도 지주사의 충당금 전입액이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의 이유로 꼽힌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 5월 금융 당국이 발표한 PF 연착륙 방안에 따라 2분기에도 대규모 충당금을 쌓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다만 지속적인 충당금 적립에 따라 전분기 대비 대손비용률 증가 폭은 0.01%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BNK금융의 2분기 이자수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한 7530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대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비용 지출이 늘면서 순이자마진(NIM)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에 일시적으로 상승했던 NIM이 예대금리차 축소 영향으로 다시 지난해 4분기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왼쪽부터)BNK금융그룹, JB금융그룹 사옥. /각 사 제공

반면 JB금융의 경우 이자 이익과 비이자 이익이 동시에 증가함에 따라 당기순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계열사인 광주은행의 경우 기업 대출 확대로 2분기 이자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4% 늘어난 5007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비이자 이익 역시 계열사인 JB우리캐피탈의 실적 개선에 따라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따라 경상적 대손비용이 크게 증가하지 않았고, 부동산 PF 관련 추가 충당금도 50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 대출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이자·비이자 이익도 고른 증가세를 보였다”면서 “올해 지배주주 순이익은 전년 대비 9.4% 늘어난 6414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두 곳 모두 자산 건전성이 악화돼 올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분기 BNK금융의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각각 0.90%, 0.85%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34%포인트, 0.33%포인트 뛰었다. JB금융도 연체율과 NPL비율이 1.17%, 1%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0.29%포인트, 0.16%포인트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