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의 온라인연계투자금융업(온투업·옛 P2P) 투자가 허용되면서 관련 업계가 본격적인 투자 시행 준비에 돌입했다. 온투업계는 금융 당국 지침에 맞춰 신용평가(CB)사로부터 운영 능력 검증을 받는 중이다. 저축은행업계는 통합 전산망을 개발하며 온투업 투자 인프라 조성에 나섰다.
온투업은 개인 및 법인 투자자와 돈을 빌리는 사람을 온라인에서 중개하고 수수료를 버는 금융업이다. 돈을 빌리고 싶어 하는 이가 온투업체에 대출을 신청하면 업체는 중개 플랫폼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한 후 돈을 빌려준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온투업계는 신용평가업계와 만나 신용평가모형(CSS) 검증을 받기 시작했다. 자체 CSS를 보유하고 개인신용대출을 취급하는 온투업체들이 검증 대상이다. 검증을 받는 업체는 5개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평가사들은 온투업체가 보유한 CSS가 개인 신용을 적절하게 평가할 수 있는지 완성도 등을 점검하고 있다.
이번 신평사의 검증은 금융위원회 지침에 따른 조치다. 앞서 금융위는 올해 초부터 혁신 금융서비스를 통한 저축은행의 온투업 투자를 허용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이 과정에서 금융위는 신용평가사를 통한 온투업체 검증을 기관 투자 조건으로 내걸었다. 개인신용대출을 다루는 온투업체가 적절하게 금융 상품을 유치하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검증 절차가 마무리되면 CSS 관련 평가 결과는 저축은행업계에 제공될 예정이다. 저축은행은 온투업 투자 상품을 선택할 때 해당 평가 결과를 활용할 수 있다.
저축은행업계도 기관 투자 준비에 한창이다. 저축은행중앙회 차원에서 온투업 투자를 위한 통합 전산망을 구축 중이다. 저축은행은 현재 다수의 저축은행이 한 상품에 함께 돈을 붓는 공동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서로 다른 회사들이 함께 투자업무를 보는 인프라가 필요하고 중앙회가 이를 개발하는 중이다.
온투업계에선 이러한 조치들이 나오는 것으로 볼 때, 기관 투자 시행의 ‘8부 능선’을 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금융위에 온투업 기관 투자를 신청한 저축은행 수는 29개다. 대형사부터 소형사까지 다양한 체급의 저축은행이 혁신 금융서비스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투업계는 올해 4분기쯤부터 본격적인 저축은행 기관 투자가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이번 저축은행 기관 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해 다른 금융권의 기관 투자도 끌어들이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온투업계 관계자는 “이번 저축은행 투자를 시작으로 여신전문금융업계, 상호금융권 등 다른 금융권의 투자도 개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