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우 주택금융공사 사장. /주택금융공사 제공

금융위원회 산하 공공기관장에 여권 인사들의 하마평이 무성하다. 22대 총선이 끝난 지 석달이 지나면서 낙선한 여권 인사들에 대한 보은 인사가 곧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금융권에서 나온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월 임기가 만료된 최준우 주택금융공사 사장의 후임으로 지난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여권 인사가 물망에 오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인사는 21대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활동했으나 총선 후보 경선에서 탈락해 공천을 받지 못했다.

주택금융공사 사장은 주로 기획재정부나 금융위원회 퇴직 관료들이 맡아왔다. 최 사장도 금융위 출신이다. 그러나 현재 관료 출신 중 차기 사장 하마평에 오르는 인물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사장의 임기는 지난 2월 초 만료됐다. 공공기관운영법상 주택금융공사는 임원 임기 만료 2개월 전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꾸리고 후보자를 공개 모집해야 한다. 임추위는 지난해 12월 꾸렸지만, 사장 선임 절차는 계속 연기되고 있다. 이에 관가에선 총선 이후 보은 인사를 위해 자리를 비워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일러스트=조선DB

민병두 보험연수원장도 지난 1월 임기를 마쳤으나 아직 후임자 선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 보험연수원장은 금융감독원 국장급이 가던 자리였으나 최근엔 전직 의원들이 맡고 있다. 민 원장은 더불어민주당 3선 의원 출신이다. 정희수 전 원장 역시 국민의힘의 전신인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에서 3선을 지냈다. 정 전 원장은 새누리당 탈당 후 문재인 대선 캠프에서 활동하다가 2018년 보험연수원장에 취임했다.

보험업계는 3연속 정치인 출신이 보험연수원장으로 선임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위 산하 기관 수장은 보통 특정 소속 출신 인사들이 자리를 대물림하는 관행이 있다”며 “보험연수원장도 전직 의원 출신들이 맡는 것이 관례처럼 굳어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서태종 금융연수원장의 임기도 지난 4월 만료됐다. 차기 금융연수원장으로 금감원 한 임원이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으나 선임 절차가 계속 늦어지자 금융권에선 다른 인사가 발탁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증권 정보기술(IT) 전문 기관인 코스콤의 홍우선 사장의 경우 지난 12월 임기를 마쳤지만, 반년째 직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새 사장 선임을 위한 사장추천위원회(사추위)도 구성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차기 사장으로 고위 관료 출신 선임이 유력한 상황이지만, 총선 보은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한 금융 당국 출신 고위 인사는 “최근 새 수장을 맞은 금융기관 2곳도 내정자가 있었는데, 막판까지 여러 인사들이 경합한 것으로 안다”며 “새 수장을 뽑아야 하는 금융기관의 경우 아직 어디 출신이 맡을지 대통령실의 정리가 안된 것 같다. 정리가 되면 곧 인사가 진행될 전망”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