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은행의 대출창구 모습. /뉴스1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한 달 만에 5조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증가 폭은 2년 11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늘어났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수요가 꾸준히 늘어난 게 이유로 꼽힌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708조5723억원으로 전월(703조2308억원) 대비 5조3415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5월부터 증가세였던 가계대출은 지난 3월 11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고 4월부터 지난달까지 계속 늘었다. 증가 폭 역시 전월(5조2278억원)보다 확대됐으며 2021년 7월(6조2009억원) 이후 2년 11개월 만에 가장 컸다.

주담대 잔액이 크게 늘면서 가계대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지난달 주담대 잔액은 552조1526억원으로 전월(546조3060억원)보다 5조8466억원 증가했다. 가계대출이 불어나는 배경으로는 주택 매매 증가세가 꼽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는 1월 3만2111호에서 ▲2월 3만3333호 ▲3월 4만233호 ▲4월 4만4119호 등 꾸준히 증가했다. 주택 매매 거래량은 통상 2∼3개월 시차를 두고 주담대에 영향을 미친다.

신용대출은 감소했다.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102조7781억원으로 전월(102조9924억원)보다 2143억원 줄었다. 신용대출 잔액은 2021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지난해 10월 한 달을 제외하고 감소세를 지속했다가 지난 4월 증가전환한 뒤 다시 감소했다. 전세대출 잔액은 118조2226억원으로 전월(117조9827억원) 대비 2399억원 증가했다. 전세대출 잔액은 2022년 9월부터 하락하다가 지난 5월 이후 증가하고 있다.

기업대출 잔액 증가세도 이어졌다. 5대 은행의 대기업대출 잔액은 158조8820억원으로 전월보다 4조4155억원 늘었고, 중소기업대출 잔액도 652조4660억원으로 전월 대비 3조6094억원 증가했다.

한편 5대 은행의 수신 자금은 정기예금과 정기적금의 증가로 전월 대비 늘었다. 총수신 잔액은 2003조7392억원으로 전월 대비 16조2336억원 증가했다. 정기예금 잔액은 전월보다 1조4462억원 증가한 891조1524억원을 기록했다. 정기적금 잔액도 1조1252억원 늘어난 34조6084억원이다.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은 638조8317억원으로 전월보다 24조7262억원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