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펫보험 비교·추천서비스가 업계 불협화음으로 출범도 하기 전에 삐걱거리고 있다.

4월 중 출시 예정이던 펫보험 비교·추천서비스가 7월께야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 뉴스1

28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카카오페이 플랫폼을 활용한 펫보험 비교·추천서비스가 오는 7월 출시를 앞두고 있다. 기존 삼성화재·메리츠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 5개 대형 손보사가 동시에 플랫폼에 입점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메리츠와 DB손보는 참여를 미뤘다.

해당 서비스는 카카오페이 플랫폼에서 반려견(말티즈 등 477종)과 반려묘(코리안 숏헤어 등 97종)의 보장내역, 가격 등 다양한 보험사의 펫보험 상품을 비교해 적합한 상품을 추천해 준다. 당초 4월 출시가 목표였지만, 보험사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차일피일 늦어졌다.

핵심쟁점은 상품 형태. 대다수 보험사는 가입기간이 3년 이상인 장기보험(갱신형 상품) 형태지만, 삼성화재는 가입기간이 3년 미만인 일반보험(재가입형 상품)이 주력이다. 업계에선 동일한 상품 비교를 위해 대세 상품인 장기보험을 플랫폼에 선보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논의가 장기화되자, 금융위는 플랫폼 제공자인 카카오페이에 장기보험과 일반보험 모두 쉽게 구분해 비교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보험업계는 이 경우 제대로 된 비교·추천은 불가능할 것이라 보고 있다. 상품 종류와 관계 없이 단순히 보험료가 저렴한 특정 상품에 쏠림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봐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펫보험은 상품구조가 복잡해 플랫폼을 통해 고객에게 일반보험, 장기보험 등의 차이점을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이를 명확히 인지하고 상품에 가입하는 고객이 많을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다보니 일부 업체들은 플랫폼 입점 시기를 재검토하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상품 개정을 통해 경쟁력을 갖춘 후 3분기 중 펫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에 입점한다는 계획이다. 일반보험 대비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것을 우려해 추가 손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펫보험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한 메리츠가 입점을 연기하면서, 비교·추천 플랫폼 흥행에 회의적인 시각이 제기된다.

DB손보 역시 시스템 개발에 시간이 걸릴 것이란 판단에 당장 참여가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카카오페이 플랫폼과 연결하는 시스템 개발이 완료되는 대로 참여시기를 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일반보험 탑재는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장기보험 형태로 입점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상품 비교가 쉽지 않다고 나이가 많은 개에게 장기보험 상품을 추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궁극적으로 소비자 편의를 위한 일은 일반보험과 장기보험을 둘 다 안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IT조선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