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주요 시중 은행.

최근 주택 거래 회복으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급증하면서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사들의 2분기 실적이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금융권에서 나온다. 1분기 수조원에 달하는 사회 공헌 비용과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배상액 등으로 실적이 악화했으나, 주담대 증가가 실적을 견인한 것이다. 시장에선 올해 4대 금융지주가 연간 최대 실적으로 갱신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올 상반기 순이익 전망치는 8조7487억원으로 추산된다. 상반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지난해 상반기(9조1829억원)와 비교하면 4342억원(4.72%) 줄어든 수치다.

다만 2분기 실적을 비교하면 회복세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4대 금융지주의 2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4조5041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2811억원) 대비 2230억원(5.2%)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분기 실적 회복은 주담대 증가에 따른 것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5월 은행권 가계대출은 6조원 증가했다. 이 중 주담대가 5조7000억원을 차지했다. 지난 4월에도 은행권 가계대출은 5조1000억원, 주담대는 4조5000억원 증가했다. 주택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주담대도 함께 늘어난 것이다.

시중은행의 대출 항목별 증가 추이.

시장에선 하반기에도 주택 거래 회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올해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 여당의 기준금리 인하 압박도 주택 거래 증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은행의 이자 수익이 다소 줄 수도 있지만, 그만큼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 대출도 늘어난다.

또 홍콩 ESL 배상액 환입 가능성도 있다. 4대 금융지주는 은행 홍콩 ELS 손실 배상 비용으로 1분기 1조3234억원 가량을 충당금으로 적립했다. 최근 H지수가 반등세를 보이면서 충당금 환입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은행들은 충당금 적립 당시 5810.79포인트를 기준으로 홍콩 ELS 연간 예상 손실을 산정했는데, 이날 기준 H지수는 6,366.94포인트까지 올랐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H지수가 연초 대비 10% 이상 상승하면서 충당부채 일부 환입이 가능할 것”이라며 “은행별 환입 규모는 수십억원에서 최대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