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오전 10시 22분쯤 경기 안산시 단원구의 한 빌라 주차장에 북한에서 날아온 것으로 추정되는 오물 풍선이 떨어졌다. 사진은 풍선이 떨어져 박살난 승용차 앞유리창의 모습.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북한이 살포한 오물풍선으로 인해 차량 유리가 파손된 운전자가 보험사로부터 보상을 받은 사례가 확인됐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오전 11시쯤 경기 안산시 단원구에 거주하는 A씨의 집 앞에 주차된 자동차에 오물풍선이 떨어져 차량 앞 유리가 깨졌다.

이에 A씨는 자신이 가입한 B보험사에 자동차보험의 자기차량손해담보(자차보험) 처리를 신청했다. 자차보험은 상대방 운전자 없이 발생한 사고로 인한 차량 손해를 보험가입금액 한도 내에서 보상해 준다.

일반적으로 자차보험에는 자기부담금이 발생한다. 수리비의 약 20%로, 최소 20만원에서 최대 50만원이 대부분이다.

A씨의 경우 수리비 약 53만원 중 20만원을 자기부담금으로 지불했다. 나머지 33만원은 B보험사에서 보상했다.

B보험사는 오물풍선을 낙하물로 간주해 A씨의 내년 보험료를 할증하지 않고 1년 동안 할인 유예 처리를 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C보험사에도 지난 9일 서울 동대문구에서 오물풍선으로 인해 파손된 차량 유리에 대한 자차보험 처리 신청이 접수됐다. 해당 차량은 현재 공업사에 입고되어 수리 중이며, 차주 D씨도 자기부담금을 일부 부담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손해보험업계는 북한 오물풍선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 보험상품 적용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자동차보험, 실손의료보험, 상해보험 표준약관에는 전쟁, 외국의 무력행사, 혁명, 내란, 사변, 폭동으로 인한 피해는 보상하지 않도록 명시되어 있지만, 오물풍선의 경우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돼 보상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정부는 11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에서 북한 오물풍선 살포로 인한 피해를 지원하기 위해 입법을 추진하기로 했다. 법령 개정 이전이라도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피해 주민들을 신속히 지원하도록 했다.

서울시와 경기도에서는 예비비 등 자체 예산을 활용해 발생한 피해를 최대한 신속하게 지원할 계획이다.

북한이 전날 아침까지 네 차례에 걸쳐 살포한 대남 오물풍선은 총 1600개 이상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