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올 1분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30%를 넘겼다. 그러나 부실대출 규모와 연체율이 함께 급증하면서 건전성 관리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이미지 / IT조선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2024년 1분기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이 목표치인 30%를 상회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토스뱅크 36.3% ▲케이뱅크 33.2% ▲카카오뱅크 31.5% 순이다.

그러나 같은 기간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 NPL) 규모가 전년 동기 3339억원 대비 43.3% 증가한 4784억원을 기록하는 등 부실도 커지고 있다. 각사별 금액을 보면 ▲카카오뱅크 1849억원 ▲토스뱅크 1651억원 ▲케이뱅크 1284억원 순이다.

은행의 주요 건전성 지표인 NPL 비율도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0.2%포인트 상승한 평균 0.68%로 집계됐다. ▲토스뱅크 1.19%(+15bp) ▲케이뱅크 0.87%(-7bp) ▲카카오뱅크 0.45%(+2bp) 등이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평균 비율이 0.28%라는 점을 감안하면 세 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이들 은행의 무수익여신 규모 또한 늘었다. 올해 1분기 총 무수익여신 규모는 6525억원으로 전년 동기 3441억원 대비 89.6%나 급증했다. 무수익여신은 3개월 이상 원금을 비롯, 이자를 회수하지 못한 대출을 뜻한다.

인터넷은행 3사의 평균 연체율 역시 0.92%(+1bp)로, 1%에 육박하고 있다. 올해 1분기 3사의 연체율은 ▲토스뱅크 1.34%(+2bp) ▲케이뱅크 0.95%(+13bp) ▲카카오뱅크 0.47%(-2bp) 등으로 나타났다. 다만 토스뱅크는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고 있지 않다.

이러한 건전성 악화는 가계 및 개인사업자 대출이 경기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인터넷 은행의 경우,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확대를 위해 설립된 은행인 만큼 우량대출인 주담대를 공격적으로 확대할 수는 없어 보다 특별한 관리가 필요할 거란 설명이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과거 특수은행인 장기신용은행이 문을 닫은 것처럼, 포용금융이라는 특수한 목적을 가진 인터넷은행은 연체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며 “우량대출인 주담대와 중·저신용대출을 비중을 적절히 활용해 건전성을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은행들도 이 상황을 고려해 중·저신용자 중 우량고객을 선별해 대출을 내줄 수 있도록 신용평가모형(CSS)을 고도화하는 등 대출 비중과 건전성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한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은 포용금융을 위해 출범했기 때문에 연체율과 중·저신용 대출 비중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며 “중·저신용자라고 해서 반드시 상환 능력이 부족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인터넷은행의 역할을 어느 정도로 수행할지는 각 은행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IT조선 김경아 기자 kimka@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