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 LG, CJ 등 대기업이 신사업 차원에서 추진했던 NFT(대체불가능토큰) 투자가 좌초 위기를 맞았다. 빗썸코리아의 NFT 관련 자회사 빗썸메타에 투자했지만 관련 사업이 정리수순에 들어가면서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강남구 빗썸 고객지원센터 / 사진 = 뉴스1

5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빗썸메타의 NFT 거래소 ‘네모마켓(NAEMO Market)’이 이달 30일 서비스를 종료한다. 네모마켓은 지난 2022년 8월 출시된 빗썸메타의 첫 번째이자 마지막 서비스다. 

네모월드는 지난해 말부터 사실상 운영을 중단했다. 빗썸메타는 네모월드 주요 개발인력을 비롯, 대부분 인력을 줄이고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가상자산 한파가 계속되고 NFT·메타버스 관련 사업 불황으로 적자가 장기화되며 사업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빗썸메타는 지난 2022년 빗썸의 자회사 중에는 가장 많은 170억원을 빗썸코리아로부터 단독 출자받으며 출범했다. 이어 지난해 초 LG 계열사인 LG CNS와 CJ 자회사 CJ올리브네트웍스, SK그룹의 투자회사인 SK스퀘어의 관계사 드림어스컴퍼니로부터 총 100억원 가까이 투자받으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빗썸메타는 지난 2022년 8월 출시한 네모마켓 외에 이렇다 할 신규 서비스를 내놓지 못했다.

당초 올해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한 ‘네모월드(NAEMO WORLD)’역시 지난해 8월 티저 영상 공개 이후 더 이상의 업데이트를 하지 않았다. 3사 역시 투자 이후 별다른 활동을 벌이지 못했다. 빗썸메타와 전략적 컨소시엄을 구축하고 콘텐츠를 함께 개발하는 등 계획을 내놓았지만, 네모마켓 구축 시 LG CNS의 블록체인 플랫폼 ‘모나체인’을 사용한 것 외에는 별다른 협업이 없었다.  

회사는 설립 이후 줄곧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2022년 매출은 1억원 남짓이나 70억원의 적자를 냈으며, 하반기부터 사업 종료를 본격화한 지난해 총 영업손실은 212억을 기록했다.빗썸메타에 투자한 LG CNS, CJ올리브네트웍스, 드림웍스컴퍼니 역시 투자 이후 줄곧 지분법 손실을 기록하며 쓴 입맛을 다셔야 했다.

3사가 투자한 금액은 각각 30억 1100만원씩으로 각사가 10.34%씩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상반기 기준 3사가 인식한 빗썸메타의 장부가액은 1300만원에 불과하다.모회사인 빗썸코리아는 이미 빗썸메타의 지분 59%를 전액 손상처리한 상태다.

빗썸메타는 지난달 최대열 빗썸홀딩스 기획실장을 신규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본격적인 정리 절차에 돌입했다. 빗썸 관계자는 “아직 해산 결의는 하지 않았으나 NFT와 메타버스 서비스는 중단한 상태”라며 “중장기적으로 사업을 정리할 예정”이라 밝혔다.

IT조선 원재연 기자 wonjaeye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