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이사로 선임된 조덕현 동천안농협 조합장(왼쪽)과 안용승 남서울농협 조합장. /각 조합 제공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체제의 신규 조합장 이사진 가운데 이성희 전 중앙회장과 가까운 인사들이 포진하면서 이사회 운영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3일 농협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이사회 내 조합장 이사 18명의 선출을 마무리했다. 18명의 조합장 이사는 10명의 지역 농협 대표(경기·충북·충남·경북·경남·전북·전남·강원·제주·특광역시)와 2명의 축협 대표, 6명의 품목조합 대표로 구성된다. 중앙회 이사회는 농협 조직의 예산과 사업 계획, 조직·경영, 임원 규정 등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하는 핵심 기구다.

강 회장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김원철 부안농협 조합장이 사상 최초 4선 이사로 선출됐다. 또 신규 선임된 이사진 중 강 회장과 가까운 인사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전 회장과 가까운 인사로 분류되는 이사진도 있다. 조덕현 동천안농협 조합장(충남)은 지난 1월 제 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출마했었다. 당시 1차 투표에서 강 회장이 607표, 조 조합장이 327표를 얻어 결선 투표를 진행했다. 결선 투표에서도 464표를 받으며 선전했다. 당시 조 조합장의 선서 캠프에는 이 전 회장 측 인사들이 다수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 조합장이 선전한 것도 이 전 회장의 지지 기반인 수도권의 지지가 있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농협 제공

재선에 성공한 안용승 남서울농협 조합장(특·광역시)은 이 전 회장의 측근으로 꼽힌다. 이 전 회장 시절 농협금융지주 비상임이사를 지냈다. 농협금융 비상임이사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 보수위원회 등에 참여하는 이사회 핵심 멤버다. 주로 중앙회장 측근 인사가 맡아 중앙회 입장을 대변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 조합장과 안 조합장의 이사진 합류는 강 회장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농협 내부에서도 수도권과 충청권 지지 기반을 갖춘 두 조합장이 향후 이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번에 신규 선임된 이사 임기는 4년으로, 임기 시작은 오는 7월 1일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