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한 은행 앞에 걸린 대출 상품 관련 현수막. /연합뉴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한 달 만에 5조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2년 만에 700조원을 다시 넘어섰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크게 늘면서 가계대출 증가세를 견인했으며 신용대출도 2개월 연속 늘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703조2308억원으로 전월보다 5조2278억원 늘었다. 가계대출 잔액이 7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22년 5월 말(701조615억원) 이후 2년 만이다. 앞서 3월에는 가계대출 잔액이 11개월 만에 감소했으나 한 달 만인 4월 증가 전환한 후 두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증가 폭은 전월(4조4346억원)보다 확대됐으며 2021년 7월(6조2009억원) 이후 가장 크다.

주담대 잔액이 크게 늘면서 가계대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지난달 말 기준 주담대 잔액은 546조3060억원으로 전월보다 5조3157억원 불어났다. 가계대출이 불어나는 배경으로는 주택 매매 증가세가 꼽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는 지난해 12월 2만6934호에서 ▲1월 3만2111호 ▲2월 3만3333호 ▲3월 4만233호 ▲4월 4만4119호 등 꾸준히 증가했다. 주택 매매 거래량은 통상 2∼3개월 시차를 두고 주택담보대출에 영향을 미친다.

신용대출도 두 달 연속 늘었다.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102조9924억원으로 전월보다 1874억원 늘었다. 다만 증가 폭은 전월(4029억원)보다 줄었다. 신용대출 잔액은 2021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지난해 10월 한 달을 제외하고 감소세를 지속한 바 있다. 집단대출 잔액은 161조8797억원으로 전월보다 1248억원 줄었다. 이는 4개월 연속 감소한 것이다. 전세대출 잔액은 117조9827억원으로 전월보다 638억원 늘었다. 전세대출 잔액이 증가한 것은 2022년 9월 이후 1년 8개월 만이다.

5대 은행의 총수신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1987조5056억원으로 전월보다 10조6692억원 증가했다. 정기예금 잔액은 889조7062억원으로 전월보다 16조8232억원이 유입됐다. 이는 3, 4월 두 달 연속 감소 이후 세달 만에 증가 전환한 것이다. 정기적금 잔액은 33조4832억원으로 1조302억원이 늘었다. 저원가성 예금인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은 전월보다 2조2316억원 감소한 614조1055억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