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3사 /뉴스1

인터넷전문은행이 올해 1분기에만 주택담보대출을 5조원 가까이 불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저신용대출 공급 실적은 주춤했다. 인터넷은행이 인가 취지인 중·저신용대출 공급에는 소홀하고 손쉬운 주담대 영업에 집중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의 주담대(전·월세 대출 포함) 잔액은 1분기 말 기준 약 31조396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26조6260억원)과 비교하면 3개월 새 4조7700억원(17.91%) 늘었으며, 1년 전인 지난해 1분기 말(16조7400억원)의 약 2배 수준이다.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주담대 잔액이 1분기 6조6267억원(431조9299억원→438조5566억원·1.5%)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증가세가 훨씬 가팔랐다.

은행별로 보면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1분기 말 기준 24조2000억원으로, 3개월 새 2조9000억원(13.6%) 증가했다. 케이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같은 기간 4조9200억원에서 6조2400억원으로, 1조3200억원(26.8%) 늘었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9월 처음으로 전·월세 보증금 대출을 출시했으며, 아직 주담대는 취급하지 않고 있다. 토스뱅크의 1분기 말 전·월세 대출 잔액은 9560억원으로 작년 말(4060억원)의 2배를 넘어섰다.

인터넷은행은 특히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대환대출) 출시 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지난 3월 25일 기준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 시장 점유율은 31%(금융권 전체 3조1274억원, 카카오뱅크 9527억원), 전·월세 보증금 대출 갈아타기 시장 점유율은 46%(금융권 전체 9206억원, 카카오뱅크 4200억원)다.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신규취급액 중 대환목적 비중은 지난해 50%에서 1분기 62%까지 높아졌다. 전·월세 보증금 대출도 대환 비중이 45%였다. 케이뱅크는 정확한 갈아타기 서비스 시장 점유율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1분기 아파트담보대출 신규 대출 중 67%가 대환대출이었다고 밝혔다.

주담대가 폭발적으로 늘며 신용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축소되는 추세다. 1분기 말 기준 주담대 비중은 카카오뱅크가 58.6%, 케이뱅크가 42.3%, 토스뱅크가 6.9%로 집계됐다. 작년 1분기 말(카카오뱅크 47.4%·케이뱅크 23.8%·토스뱅크 0%)과 비교하면 각각 11.2%포인트, 18.5%포인트, 6.9%포인트 뛰었다. 반면 같은 기간 신용대출 비중은 모두 줄었다. 카카오뱅크는 51.9%에서 38.7%로, 케이뱅크는 73.4%에서 50.6%로, 토스뱅크는 79.0%에서 75.3%로 내려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