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손민균

신한은행의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땡겨요’의 이용자가 급감하고 있다. 최근 배달 앱 수요가 줄며 업체 간 경쟁이 과열되고 결제 연계가 가능한 서울페이의 할인율이 줄면서 땡겨요 이용자가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신한은행 배달앱 땡겨요의 지난 4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53만6명으로 전년 동기(72만3560명)와 비교해 19만3554명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1년 새 이용자 4분의 1이 줄어든 것이다. 같은 기간 배달의민족 MAU가 2174만명으로 땡겨요가 차지한 시장 점유율은 1.5% 수준이다.

땡겨요는 2020년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고 2022년 1월 본격 출시했다. 신한은행은 소상공인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맹점 수수료율을 2% 수준으로 책정하고 광고비 등을 받지 않는다. 일반 배달 플랫폼과 차별화를 노린 것이다. 또 신한은행은 꾸준히 지방자치단체들과 공공 배달앱 협약을 맺으며 지역 기반을 늘려왔다. 2022년 5월 기준 10만5803만명이던 MAU는 불과 1년 만에 70만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5월을 기점으로 추세가 반전됐다. 땡겨요의 MAU는 5월 79만2989명으로 정점을 찍고 ▲6월 78만8646명 ▲7월 72만749명 ▲8월 62만2233명 ▲9월 50만9573명 등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코로나19 이후 배달 앱 수요가 줄면서 상위권 업체들이 점유율 확보를 위해 할인 등 가격 경쟁에 돌입하면서 땡겨요의 실이용자 수가 급감한 것이다. 저렴한 배달료와 수수료율 등 땡겨요의 장점이 상쇄되면서 입점 업체가 많은 대형 배달앱으로 이용자가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땡겨요는 서울사랑상품권 앱인 서울페이와 결제를 연계해 이용자 수를 흡수했는데, 서울사랑상품권의 할인율이 떨어지면서 땡겨요 MAU에도 영향을 미쳤다. 서울사랑상품권은 지난해 행정안전부의 국비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서울시 자체 예산으로 할인율을 보전하고 있다. 예산이 부족해지자 기존에 10%대였던 할인율은 5%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서울페이 MAU는 지난해 9월 101만3350명으로 최고치를 찍은 후 지난달 말 73만521명까지 떨어졌다.

/신한은행 제공

이런 상황에서 신한은행이 땡겨요 서비스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혁신금융서비스는 금융 규제를 기본 2년, 최대 4년 유예한다. 신한은행 땡겨요는 올해 말 혁신금융서비스 종료를 앞두고 있다. 신한은행이 관련 서비스를 유지하고 싶은 경우 금융위원회에 규제샌드박스 연장을 신청해 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원회는 규제개선의 필요성을 중심으로 검토하되, 사용자 규모 등도 일부 고려한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혁신금융서비스 종료 후 규제개선을 요청하면 규제개선의 필요성, 금융시장 안정성, 소비자 보호에 미치는 영향 등을 중심으로 평가가 이루어진다”며 “실적이나 사용자 규모는 주요 평가 요소는 아니지만, 고려 사항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혁신금융서비스인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사업인 ‘KB리브모바일(리브엠)’ 역시 성과가 미미하다. 국민은행은 2019년 4월 정부의 혁신금융서비스 1호 사업자로 지정되면서 알뜰폰 사업 리브엠을 시작했다. 하지만 리브엠은 지난 2019년 출시 이후 2년 연속 100억원대 영업손실을 냈다. 또 국민은행은 2019년 리브엠 출범 당시 100만 고객 달성을 목표로 삼았지만 현재까지 약 42만명을 유치하는 데 그쳤다.

다만 은행권은 비금융 사업을 통해 상생금융을 실천하거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당장 수익이 되지 않지만 소상공인, 라이더 등 금융 취약계층의 금융 부담을 덜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것이다. 또 비금융 사업을 통해 장기적으로 축적한 데이터를 슈퍼앱, 맞춤형 금융서비스, 신용평가 등 다양한 사업에 활용할 수 있다. 실제 리브엠의 경우 국민은행 계좌가 있어야 가입할 수 있어 비금융 사업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땡겨요는 공공배달앱으로서 현재 전국 16개 지자체와 협업하고 있으며 이를 더욱 확장해 보다 많은 지역에서 상생을 실천할 예정이다”라며 “오프라인 및 금융연계 서비스도 확대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시너지를 내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