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오는 31일 두 번째 ‘경영현황 공개 보고서’를 공시한다. 2022년 수억원의 성과급·퇴직금을 지급했던 은행권은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거두며 또다시 높은 수준의 성과급·퇴직금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금융 당국과 은행권에 따르면 18개 은행들은 오는 31일 은행연합회를 통해 2023년 경영현황 공개 보고서를 공시할 계획이다. 은행 관계자는 “은행연합회에 자료를 보내 곧바로 표출되는 방식으로 경영현황 공개 보고서를 공개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경영현황 공개 보고서는 지난해 금융위원회가 은행 경쟁 촉진을 위해 신설한 보고서다. 이 보고서는 은행의 대출과 예수금 등 자산·부채 구성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고 경영성과급, 희망퇴직금 등의 산정 기준 등을 설명한 수익·비용 정보를 제공한다.
은행권은 지난해 11월 시범적으로 경영현황을 공시한 뒤 매년 4월 말에 보고서를 내기로 했다. 하지만 올해 보고서 준비 과정에 시간이 다소 소요되면서 매년 5월 말에 보고서를 공개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경영현황 공개 보고서가 이달 말 공시를 시작했으므로 앞으로도 매년 5월 말 공시할 것”이라고 했다.
은행권은 지난해에도 높은 수준의 성과급 지급한 내용을 공개할 가능성이 크다. 성과급은 실적에 연동되는데 은행권의 지난해 실적이 사상 최고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전 은행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21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조8000억원 증가했다.
은행이 지급한 희망퇴직금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의 희망퇴직은 통상 연말과 연초에 진행되는데, 은행의 경우 이미 지난해 상반기 사업보고서를 통해 희망퇴직금 수준을 공개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은 희망퇴직금 최고 지급액이 모두 8억원을 넘겼다.
작년 하반기 공개된 2022년 경영현황 공개 보고서에서도 은행권 임원 1인당 근로소득은 평균 3억원에 달했다. 희망퇴직금 역시 평균 퇴직금이 4억원에 달했다.
은행권은 경영현황 공개 보고서를 앞두고 또다시 ‘이자장사’에 대한 뭇매를 맞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실적이 최고 수준으로 나왔는데, 실적에 연동되는 성과급 등을 일부러 줄일 수 없지 않겠느냐”라면서 “희망퇴직금, 성과급 등을 투명하게 운영하려고 하고 있지만 이자장사를 한다는 비판을 또 받을 수 있어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