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손민균

오는 7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금융 당국이 가상자산 발행사·유통사 등에 대한 규율을 국회에 보고하기 위해 막바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두 달 뒤 시행되는 가상자산법이 이용자 보호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실질적으로 가상자산업계를 규율하기엔 어려운 만큼 보완이 필요하다는 국회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금융 당국의 추가적인 가상자산 규율 체계는 거래소의 자율규제 강화가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 당국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가상자산법에 추가로 필요한 가상자산 규율체계를 마련해 다음 달 국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이는 가상자산법 시행 시 국회가 제시한 부대의견에 따른 보고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회에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시행의 부대의견으로 가상자산법을 보완할 부대의견을 요청한 부분에 대해 이르면 늦어도 다음 달까지 국회에 보고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또 다른 금융 당국 관계자는 “금융위와 금감원이 보고 방식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앞서 국회는 지난해 6월 가상자산 사업자가 따라야 할 고객 예치금 보관 규정과 가상자산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규제 방안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가상자산법을 통과시키면서 부대의견을 제시했다. 부대의견은 오는 7월 19일 이전에 금융위와 금감원에 추가로 필요한 가상자산 규율체계를 검토하고 입법 의견까지 포함해 보고하라는 것이다. 현 가상자산법은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를 위해 시급한 규율을 담는 데 초점을 맞추느라 가상자산업계의 완전한 제도권 편입을 위해 필요한 규율을 충분히 담지 못했다는 판단에서 나온 결정이었다.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 전광판에 가상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구체적으로 국회가 제시한 부대의견은 ▲가상자산사업자가 가상자산 발행과 유통과정에서 발생시키는 이해상충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연구용역 등의 방법을 소관 상임위에 제출·보고할 것 ▲스테이블코인(증권형 토큰과 유틸리티 토큰 포함)에 대한 규율 체계를 확립할 것 ▲가상자산평가업 및 자문업·공시업 등에 대한 규율체계를 마련할 것 ▲가상자산 거래소가 가상자산의 유통량 및 발행량 등에 대한 통일된 기준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 등 11건에 달한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국회의 부대의견을 나눠 각각 연구용역에 착수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대략적인 업권 규율의 틀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 당국은 가상자산법에 기반에 규제할 수 없지만, 가상자산의 질서를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을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자율규제 형식으로 규율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예를 들어 가상자산 상장과 유통량, 발행량 등에 대해서 금융 당국이 직접적인 규제할 수 있는 규정이 없으므로 가상자산 거래소 등이 자율적으로 이와 관련한 기준을 세우고 감독과 감시를 강화하는 식이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부대의견에서 제시한 부분에 대해 윤곽이 잡혔다”라며 “법적인 근거가 부족해 규제 공백이 있는 부분에 대해 먼저 자율규제를 보완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국회의 부대의견에서도 가상자산 거래소를 지원하라는 내용이 많은데, 업권을 규율하기엔 법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국회도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