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하나·농협은행 본점. /각사 제공

올해 부산시 부금고 선정을 놓고 국민·하나·농협은행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현 부금고지기인 국민은행의 사수냐, 출연금 경쟁에 불을 지핀 하나은행의 승리냐, 10년 만에 탈환을 노리는 농협은행의 역전승이냐가 관전 포인트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부산시는 오는 7월 주금고와 부금고를 선정 작업에 착수할 전망이다. 이번에 성전된 시금고 은행은 내년부터 4년간 부산 금고지기를 맡게 된다.

현재 부산시 주금고는 부산은행, 부금고는 국민은행이 각각 맡고 있다. 하나은행이 최근 부산 지역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어 이번 부금고 선정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부신신용보증재단(부산신보)에 116억원을 출연하면서 출연금 경쟁에 포문을 열었다. 올해 초에도 110억을 내놓았다. 하나은행은 2018년부터 5년 동안 평균 58억원을 부산신보에 출연했었다. 부산 시금고 선정을 앞두고 출연금 규모를 2배 늘린 것이다.

지난 5년간 연평균 37억원을 출연했던 국민은행은 올해 출연금을 120억원으로 늘렸다. 평년 대비 3.5배 가량 늘어난 규모다. 주금고인 부산은행은 2020년부터 5년간 505억원을 출연했다. 농협은행은 아직 출연 경쟁에 뛰어들진 않았지만, 2013년 이후 10년 만에 부금고 재탈환을 노릴 전망이다.

부산시청 청사. /부산시 제공

지역 사회에선 출연금이 많은 은행을 시금고로 선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시는 서울시에 이어 우리나라 제2의 도시로 꼽히지만 최근 몇년간 청년 인구 감소, 경기 침체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출연금을 많이 내는 은행을 시금고로 선정해야 한다는 것이 지역 사회의 주장이다. 이번 부산시 금고 선정을 위한 평가에서 ‘지역사회 기여 및 협력사업’과 ‘지역 재투자 실적’ 등의 항목 배점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시중은행들이 부산시 부금고 선정에 열을 올리는 것은 수도권 시장 포화에 따른 지방 시장 공략의 필요성 때문이다. 부산시는 올해 기준 15조7000억원의 예산(본예산)을 운영한다. 부금고는 이 중 30%를 운영한다. 공기업특별회계와 기타 특별회계도 관리하고 지역 사회 홍보 등 부과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올해부터 은행들은 부산시 주금고와 부금고에 동시에 지원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시중은행들은 주금고와 부금고 모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금고인 부산은행과의 경쟁은 쉽지 않으니 주금고와 부금고를 모두 지원하되 부금고를 노리는 전략으로 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