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대 금융산업노동조합 임원 보궐 선거 포스터. /금융노조 제공

금융산업노동조합에서 차기 위원장 선거 결과를 놓고 ‘노노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새 위원장에 당선된 윤석구 하나은행지부 위원장이 선거 포스터에 잘못된 경력을 적었다며 상대 후보 측이 선거 결과 불복을 선언한 것이다. 이들은 선거관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법적 조치까지 예고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 위원장 선거에 출마했던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최근 노조 선관위에 선거 결과에 대한 이의를 제기했다. 앞서 지난달 22~24일 진행된 금융노조 임원 선거에서 기호 2번 윤석구 위원장이 51.88%의 득표율로 48.12%를 기록한 김형선 위원장을 누르고 당선됐다.

김 위원장 측은 윤 당선인이 포스터에 잘못된 정보를 기재했다며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윤 당선인은 외환은행이 아닌 외환카드 입사인데, 선거 포스터에 ‘2002년 외환은행 입사’로 적었다는 것이 김 위원장 측의 주장이다.

김 위원장 측은 은행권 노동조합 지부와 함께 ‘금융노조 제27대 임원보궐선거 부정선거대책반(이하 대책반)’을 구성했다. 대책반에는 신한·SC제일·KB국민·기업·한국씨티은행지부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내고 “노동조합 선거에서 회사 입사명은 노동조합이 직장 소속별로 이뤄진 단체라는 측면에서 공직선거상 ‘학력’ 이상의 매우 중요한 후보자 정보사항이다”라며 “이를 허위로 표기한 것은 후보자가 자신에게 유리하게 할 목적이 분명하고, 실제 여러 선거 판례상 이는 당선 무효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집회를 열고 있는 금융산업노동조합. /조선DB

윤 당선인은 입장문을 내고 이런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하나은행 노조위원장 선거 과정에서도 같은 의혹이 제기됐는데, 지부 선관위는 윤 후보자의 재직증명서상 명확히 2002년 7월 29일 (외환은행) 입행으로 표시된 것을 확인하고 이의신청을 기각한 바 있다”며 “20년 이상 근무한 은행원이자 하나은행지부 위원장 자격으로 금융노조 위원장 선거에 출마해 조합원의 직접 투표로 당선됐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식하길 바란다”고 했다.

실제 윤 당선인은 외환카드로 입사했지만 2004년 외환은행-외환카드 합병, 2015년 외환은행-하나은행 합병으로 현재 인사 기록부에 ‘2002년 구(舊) 외환은행 입행’이라고 기록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인사 기록부를 토대로 경력을 적었기 때문에 문제없다는 것이 윤 당선인의 주장이다.

선관위가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양측의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대책반은 선관위가 윤 당선인의 당선을 인정할 경우 법적 조치에 돌입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반대로 윤 당선인의 당선 무효를 결정하면 윤 당선인 측에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